北 7차 핵실험 임박에...美 “핵 사용하고 정권 살아남을 시나리오 없다” 초강경 메시지
미 정부 ‘핵태세보고서’에서 “용납 못해” 적시
조태용 주미대사도 “한반도 정세 엄중” 우려감
오는 11월 초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종말’을 거론하며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핵태세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비견되지는 않지만 미국과 동맹에 억지 측면에서 난제를 제공한다”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에 핵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는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에게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또 “핵 사용 이외에도 북한이 동아시아에서 신속한 전략적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미국의 핵무기는 이 같은 공격을 억제하는 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 기술이나 핵 물질, 전문가를 다른 국가 및 기관에 이전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 정부는 지속해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북한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 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하고,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법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김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가 타격을 받는 경우 자동적으로 핵 반격에 나서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에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우리의 안보 약속은 변함없다”며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안보 우려가 증가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같은 지역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억지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안보 자산과 작전 개념, 군사 배치, 훈련을 효율적으로 결합하고 필요할 경우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핵심은 미국과 동맹의 강력해진 확장 억제에 대한 공조”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역내 핵 분쟁을 억지하기 위해 전략폭격기와 핵무기 등의 전진배치를 포함해 핵전력을 융통성 있게 전개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미국의 결심과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할 기회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며 안보 환경 저하만을 이어가고 있다”며 “김정은이 핵실험을 할 것 같다고 몇 달째 예측했으며, 여전히 그러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앞서 한·미·일 3국은 지난 26일 일본에서 외교차관 협의회를 열고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전례 없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커비 조정관은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자고 했지만, 김정은은 대화에 응할 의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태용 주미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다”며 “한미는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도록 빈틈없는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포병 사격을 감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래식 도발 등 여러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최근 연이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이어 이달 초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게 준비를 마친 상황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확장억제 강화를 포함한 군사적 조치와 함께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최근 한미, 한미일 합참의장 간 논의와 한미, 한미일 외교차관 간 협의에 이어 다음 주 한미 국방장관 간 한미안보협의회(SCM),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수시 협의 등 다양한 협의 채널이 가동 중이라며 주미대사관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및 국무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상시로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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