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1개에 월세 550만원…"방빼서 엄마 집 갈래" 미국인들 '독립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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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부모 집으로 들어가거나 룸메이트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월세 부담으로 독립 생활을 포기하고 가족·친구 등과 공동 생활하는 사례가 늘면서 임대 주택 공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집 빌리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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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 의료 종사자인 숀다 오스틴은 자녀들과 함께 최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시간주 플린트에 있는 어머니 집으로 이사했다. 원래 살던 라스베이거스 주택의 임차료가 20% 이상 뛰면서 생활비 부담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어머니 집에서 생활하며 돈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엔 월세가 저렴한 아칸소주나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 새 집을 찾아 다시 독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베일리 바이럼은 침실 두 개짜리 주택을 구해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각자 생활하던 이들 남매는 점점 치솟는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을 합쳤다. 바이럼은 "동생이 전문직이어서 수입이 꽤 좋지만 살던 집 월세가 갑자기 크게 올라 예산에 차질이 생겼다"며 "함께 살며 비용을 절반씩 내고 있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미국 성인의 18%가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6개월간 부모·형제·친구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1%에 비해 7%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15년 UBS가 같은 내용의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올 3분기 주요 도시의 도심 주변 아파트 임차 수요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부동산 관리업체 리얼페이지의 분석도 궤를 같이 한다. 월셋집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미국의 아파트 공실률은 올 2분기 5.1%에서 3분기 5.5%로 높아졌다. 통상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매년 3분기는 주택 임차 수요가 가장 많은 성수기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고 WSJ는 짚었다.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집 빌리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봤다.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의 주택 임대료가 평균 20~30% 오르면서 임차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마이클 골드스미스 분석가는 "주택 임대료가 지난 몇 년간 유지됐던 수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세입자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집을 옮기는 상황까지 내몰렸다"고 말했다.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식량·에너지 등 다른 필수 소비지출이 늘면서 주택 비용을 잠식한 것도 한 요인이다. 매일 먹고, 이동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에 한계가 있는 만큼 룸메이트를 찾거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월세 부담을 낮추는 방법밖에는 답이 없는 것이다. 경기 불황에 대한 공포도 아파트 임차 수요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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