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기러기父’ 정명재, 어린 자녀 유학 반대 “美 생활 젖으면 뺏겨”(특종세상)[어제TV]

서유나 2022. 10. 2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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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한 정명재가 이른 자녀 유학을 반대하는 외로운 속내를 드러냈다.

정명재는 기러기 아빠가 된 이유에 대해 "하루는 (아내가) 나한테 미국에 보내 공부를 시키자고 해서 나는 반대를 했다. 나중에 커서 대학교 갔을 때, 고등학생 때 가는 어학연수는 괜찮지만 지금 어렸을 때 보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나는 보내기 싫었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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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27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한 정명재가 이른 자녀 유학을 반대하는 외로운 속내를 드러냈다.

10월 27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554회에서는 27년째 기러기 아빠로 살고 있는 80년대 대표 개그맨 정명재의 근황이 공개됐다.

추억의 코미디 '네로 25시'에서 실감나는 술주정 연기로 사랑받았던 정명재는 언젠가부터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는데. 그는 현재 경기도에서 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내와 자식을 1995년도에 유학을 보내고, 혼자 먹는 밥이 지겨워 차린 식당을 운영한 지는 어느덧 10년 차였다.

정명재는 기러기 아빠가 된 이유에 대해 "하루는 (아내가) 나한테 미국에 보내 공부를 시키자고 해서 나는 반대를 했다. 나중에 커서 대학교 갔을 때, 고등학생 때 가는 어학연수는 괜찮지만 지금 어렸을 때 보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나는 보내기 싫었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내 욕심에 자식의 미래를 막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정명재의 아들딸에 대한 그리움은 집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전부 아이들이 미국에 떠나기 전 함께했던 추억들이었다. 정명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초등학교 1, 2학년 때 했던 탐구과제를 보고 또 보며 외로움을 달래었다.

27년 동안 그는 왜 홀로 한국에 머무는가. 정명재는 "1995년도에 식구들이 미국에 갔다. 그때 제가 여의도에 조그마한 이벤트 회사를 차렸다. 제가 기러기 아빠가 되고나서 2년 후 IMF 외환 위기가 오면서 이벤트 회사도 망하게 되고 방송도 세대교체가 되기 시작하고. 그때는 1달러가 2,000원이 넘어갔다. 1달러가 800원 하다가 3배가 좀 안 되는 거다. 미국에 돈 보낼 때 조금 휘청거렸다"고 털어놨다.

미국에 갈 비용은커녕 당장 보낼 생활비 마련에 급급했던 그가 할 수 있는 건 한국에 남아 악착같이 돈을 버는 것이었다. 정명재는 "지인이 도와줘 가게도 조그맣게 하나 차리게 됐다. 자주 갈 수가 없었다. 그건 다른 기러기 아빠들도 마찬가지일 것. 여기 일상에 쫓기는 것도 있고, IMF 외환 위기 때나 그 이후에 미국에 한번 갔다 오면 그 당시 우리 돈으로 700만 원, 1,000만 원이 없어지니까 그 정도 돈이면 차라리 미국에 보내는 게 나으니까 열 번 갈 거 한 번 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재가 아이들을 미국에 보냈을 때의 나이가 30대 중반,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 30대 중반이 됐다. 결국 그리움을 글과 그림으로 달래게 된 그는 최근 전시회도 열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작가가 됐다. 정명재는 많은 작품 중 자신의 최애 작품으로 아내, 아들, 딸과 같이 나들이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꼽았다.

이후 자녀가 최근 공부를 마쳐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공개한 그는 "제가 미국에 들어가도 살진 못한다. 영어도 못하고 지인도 없으니까. 저는 외국에 잠깐 어학연수 보내는 건 괜찮지만 일찍부터 미국에 보내서 미국 생활에 젖는 부모들에겐 반대하고 싶다. 미국 생활에 젖으면 한국 생활이 불편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니까 결국엔 뺏기는 게 아닌가"라고 속내를 전해 안타까움을 줬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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