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15] 心腹이 부르는 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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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복(心腹)이나 복심(腹心)은 다 마찬가지 뜻이다. 가슴[心]과 배[腹]는 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에 해당한다. 그로써 ‘믿을 만한 주변의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발전했다. 우리는 보통 측근(側近), 중국에서는 흔히 친신(親信)이라 잘 적는다.
막료(幕僚)라는 단어에서 ‘막’은 일반 텐트가 아니다. 본래 전쟁터에 나선 장수가 기거하는 천막을 일컬었다. 그 안팎을 드나들며 온갖 일을 상의하는 사람들이 ‘막료’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니 장수에게 막료는 측근 중의 측근이다.
식객(食客)의 맥락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을 먹이고 거느리다가 필요할 때 그들의 힘을 빌리는 사례다.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 이래 숱한 권력자들이 제 휘하에 참모들을 키우고 이용했던 전통은 현대 중국에까지 면면히 이어진다.
그래서 요즘 중국의 주요 권력자들 또한 막강한 측근 그룹을 이끈다. 일종의 비서(祕書)라고 할 수 있는 그룹이다. 정치·경제적 이해를 치밀하게 조율하는 측근들이다. 이들이 성장해 나름대로 권력을 쥐면 비서당(祕書黨) 또는 비서방(祕書幫)이라고 한다.
권력자에게 기대 살았던 이들은 문제를 일으킬 때가 많다. 따라서 곱지 않은 호칭도 많이 따른다. 개의 뒷다리라는 뜻의 구퇴(狗腿), 남의 앞잡이라는 의미의 주구(走狗) 등이다. 거세한 남성의 대명사인 태감(太監)도 그 하나다.
최근 3연임(連任)을 확정한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권력 주변을 그의 비서 또는 측근 그룹으로 채웠다. 모든 권력을 시진핑 총서기가 한 손에 움켜쥔 모습이다. 그로써 더 과감한 집중과 선택을 할 모양이다.
그러나 ‘심복’으로 주변을 감싸면 합리적 의사 조정은 불가능하다. 내부 깊은 곳에서 병증이 도져 매우 위험해진다. 그 경우를 심복지환(心腹之患)이라고 한다. 그 정도쯤이야 중국 공산당이 충분히 헤아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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