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이병에서 병장까지 다 동기 될 판…1군단 "6개월까진 동기"

최근 육군 1군단이 용사 상호간 경례를 강조하면서 동기를 6개월 단위로 끊어 현역과 예비역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SNS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서부전선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육군 1군단이 동기를 6개월 단위로 묶어 현역과 예비역들 사이에서 "이런 식으로 나가면 조만간 이병에서 병장까지 다 동기, 아저씨라 할 판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28일 군관계자에 따르면 1사단, 9사단, 25사단, 제1포병여단, 2기갑여단, 30기갑여단 등을 예하부대로 거느린 1군단이 최근 밝고 알찬 병영생활을 위해 병사 상호간 경례, 서로간 예의를 표하자며 '경례 지침'을 내렸다.

1군단은 "동기간 경례는 생략이 가능하다"며 동기를 6개월 단위로 묶었다. 즉 1월에서 6월까지, 7월에서 12월까지 입소한 용사를 동기로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실리자 "실화냐", "군대 족보 꼬이게 됐다", "당나라 군대냐(질서와 군기가 엉망인 군대)", "차라리 보이스카우트를 해라", "장교가 없으면 지휘는 누가 하냐"는 등 혀를 차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경례는 일종의 인사로 목례, '고생하십니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는 일부 목소리는 비아냥 소리에 힘을 잃었다.

동기제는 계급과 함께 병사간 위계질서의 기본이 된다.

지원제인 공군, 해군, 해병대는 훈련소 입소날짜를 축으로 한 기수제를 실시하고 있기에 동기를 별도로 지정해 주지 않아도 된다.

이와 달리 육군은 기수제가 아닌데다 훈련소 입소 날짜도 제각각(육군훈련소, 각 사단 신병훈련소 등)이어서 지휘관 제량으로 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80년대까지는 여기에 더해 내무반 최선임이 '너희, 너희는 동기'라고 묶으면 그냥 동기가 됐다. 이런 까닭에 선후임이 1주일 사이를 두고 정해지기도, 1달 보름사이에도 동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이 내무반에선 동기가 다른 내무반으로 가면 후임이 돼 '사다리 동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육군에서 동기제를 연구과제로 선정한 건 2014년 28사단에서 일어난 윤 일병 사망사건 이후다.

폭행 가담자 중에는 상병, 병장 등 선임병뿐 아니라 같은 일병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군은 동기 연구 필요성을 절감, 국방연구원 등에 의뢰했다.

국방연구원은 "3달 단위가 가장 효과적이며 1달 단위가 가장 취약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또 "6개월과 1년 단위도 효과가 있지만 부대운영이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육군 15사단은 '2021년 입영 용사들부터 3개월 동기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발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재 육군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동기를 6개월 단위로 끊을 경우 크게 3단계, 3개월 단위면 6단계로 분류된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