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산업계 10명 중 6명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 '찬성'
"시장 잠식 가능 분야 보호대책 등 필요" 의견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방산업계 종사자 10명 중 6명은 한미 양국이 상대국에 대한 방위산업 문호를 개방하는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MOU)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에 '빗장'을 풀 때 우리 시장이 잠식될 수 있는 분야는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28일 뉴스1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의 'RDP-MOU 방산수출기업 설문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방산업계 종사자 147명(기업 124곳·전문가 23명) 중 73명(63.0%)은 'RDP-MOU가 필요하다'(매우 필요 16.4%·필요 46.6%)고 답했다.
또 '보통'이란 응답자는 37명(31.9%)이었고, '불필요하다' 4명(3.4%), '매우 불필요하다' 2명(1.7%)이었다.
그러나 응답자 가운데 35명만 'RDP-MOU를 안다'(30.1%)고 밝혀 RDP의 인지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우 잘 안다' 3.4%, '약간 안다' 26.7%였다.
반면 조사 응답자 가운데 51명(44.0%)은 RDP-MOU에 대해 '모른다'(잘 모른다 36.2%·매우 모른다 7.8%)고 했고, '보통'은 30명(25.9%)이었다.
RDP-MOU에 대한 이해도는 전체 회사 차원(높다 14명·12.1%)보단 경영진 차원(높다 28명·24.2%)에서 더 높았다.
'RDP-MOU'는 미 국방부가 동맹·우방국 국방부와 체결하는 것으로서 각국 방위산업 시장 개방에 관한 법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다루는 정부 간 협정이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미국은 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 28개국과 이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년 내 RDP-MOU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RDP-MOU를 맺은 나라는 △미 국방부 조달사업 참여시 '미국산 우선구매법'에 따라 부과되는 가격 패널티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고, △화학전 방호장비 및 특수 금속 관련품의 미국산 구매의무가 면제돼 자국 기업의 입찰 참여가 가능해지며, △국방조달에서 제품·구성품에 대한 관세 등 세금 부과가 면제되는 혜택을 받는다.
미국은 지난 19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 RDP-MOU 체결을 요구해온 상황. 그러나 국내 중소 방산기업을 중심으로 "한미 방산기업 간 기술·가격 경쟁력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RDP-MOU 체결시 미 시장 진출에 따른 이익보다 국내 시장 개방에 따른 손실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기술특허권 침해·연구인력 해외유출(이하 나열된 순서대로 응답 비율이 큼) △국내 방산업체에 대한 보호대책 부재 △대미 방산수출시장의 높은 진입장벽 △미국 방산업체 대비 국내 방산업체의 불리한 자격요건 등을 미국과의 RDP-MOU 체결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로 꼽았다.
이에 응답자들은 △방산원가 정산제도 개선 및 현실화와 부품 집중관리·연구인력 교류 △방위사업법·방위산업기술보호법 등 관련 법령 개정 △시장 잠식 가능 분야 보호대책 등을 RDP-MOU 체결에 앞서 해결해야 할 사안들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대미(對美) 수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60명·51.8%)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미 수출 가능성이 '높다'(35명·30.2%)는 의견보단 '낮다'(41명·35.3%)는 의견이 다소 많았다.
대미 수출 준비도 역시 '높다'가 33명(28.4%), '낮다'가 41명(35.3%)이었다.
RDP-MOU 체결시 긍정적 효과로는 △한미동맹 강화와 △양국 국방·방산부문 협력 활성화 △유자격 국가로서의 동등한 지위 확보 △대미 방산수출시 일부 예외규정·혜택 등이 거론됐다.
현재 미국 국방조달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18개사(17.1%)이고, 수출하지 않고 있는 기업은 67개사(63.8%)였다. 또 수출을 시도했지만 못한 기업은 20개사(19.0%)였다.
기업들이 미국 수출을 시도했지만 못한 이유와 수출을 시도해보지 않은 이유는 각각 △미국 국방조달 시장의 높은 장벽 △자국산 우대정책 △입찰 제도·절차에 대한 대응력 부족 및 정보 부족 등 순으로 응답자 비율이 많았다.
현재 미국 국방조달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의 수출금액은 100만달러 이상(10명·55.6%), 50만달러 이상(3명·16.7%), 10만달러 이상(1명·5.6%)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기연이 'RDP-MOU 경제성 및 산업영향성 분석'을 주제로 진행한 연구용역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이번 설문에 응한 방산기업 124개사를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35개사(28.2%), 중견기업 26개사(21.0%), 중소기업 63개사(50.8%)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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