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유괴 살인범 홍순영의 '충격적인 정체'…유치원생 유괴 사건의 진실 추적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명문대 출신의 기자 홍순영이 만든 모래성은 왜 부서졌을까.
2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딱 한 번만 더: 유괴범의 모래성'이라는 부제로 안타까운 유괴 사건의 그날을 떠올렸다.
지난 1990년 6월 25일 여섯 살 민지는 아빠가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사 온 노란 우산을 쓰고 유치원에 갔다. 그런데 하원 시간 민지는 보이지 않고 민지 어머니는 민지가 엄마의 전화를 받고 먼저 하원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누군가가 엄마를 사칭하고 민지를 유인해서 사라진 것이었다. 다음 날 걸려온 전화는 민지를 찾고 싶으면 5천만 원을 입금하라는 것이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민지 가족들. 경찰은 돈을 찾으러 온 범인을 잡기 위해 작전을 세웠다. 서울 시내 조흥은행 전 지점에 배치된 형사들은 아이를 무사히 찾기 위해 유괴범과 맞닥뜨려도 바로 잡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범인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감 직전 근처 백화점의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아가고 있다는 연락. 이에 형사는 미친 듯이 달려가 범인을 추격했다. 그런데 협박 전화를 한 남성이 아닌 한 젊은 여성이 눈에 띄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형사는 여성을 미행했고, 검거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부탁을 받고 돈만 찾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밤 9시 서울역에서 한 남성을 만나기로 했다고 밝혀 형사들은 계속 여성을 추적하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고, 급기야 여성은 철로에 몸을 던졌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여성은 스물세 살의 홍 씨. 범인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그때 홍 씨의 가족들은 홍 씨가 명문대 출신의 방송국 기자라고 주장했고 경찰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조사가 시작되고 엄청난 사실이 드러났다. 바로 홍 씨가 유괴범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홍 씨는 자신의 남자 친구와 친구가 서로 사랑하게 될 것이 두려워 두 사람에 대한 복수 심리로 충격적인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또한 이 뿐만 아니었다. 홍 씨의 학력, 직업 모두가 거짓이었다. 그리고 유괴된 민지는 이미 유괴된 당일 살해된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모든 일은 4년 전부터 시작됐다. 홍 씨는 부모님이 실망할 것이 두려워 대학에 합격했다고 했고 지난 4년 동안 대학생인 척했던 것. 더 나아가 홍 씨는 우연히 주운 학생증으로 대학생으로서 누리는 혜택까지 누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히 그는 남자 친구에게까지 모든 것을 숨겼고, 심지어 부모님과 남자 친구를 초대해 학사모를 쓰고 졸업 사진까지 함께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씨의 거짓말은 계속됐다. 그는 부모님과 남자 친구에게 기자가 되었다고 했고, 자신의 거짓말이 들키지 않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순간 돈을 구하기 위해 떠올린 방법이 바로 유괴였다.
민지를 유괴하기 전 초등학생 아이를 유괴했던 홍 씨. 그리고 그는 집에 숨겼던 아이를 아버지에게 들키며 더욱 치밀해졌다. 범행을 위한 통장과 현금 인출카드도 만들었고, 적당한 범행 대상도 물색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유치원에서 민지의 노란 우산을 발견했다. 이름표가 달린 우산을 본 홍 씨는 곧바로 민지를 타깃으로 정했다.
아이의 이름과 반까지 대자 선생님은 그를 의심하지 않았고, 홍 씨는 그렇게 유인한 민지를 회유해 집 연락처를 받아냈다. 그리고 울며 보채는 민지를 질식사시켰다.
그 후 홍 씨는 협박 전화를 위해 원고를 작성했다. 그는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목소리를 변조해 돈을 요구했다. 아이가 죽은 후에도 무려 4번을 전화했던 것.
자신의 거짓말로 시작된 삶을 지키기 위해 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홍 씨는 사형을 당하며 세상을 떠났다.
거짓말로 그동안 만들었던 모래성을 무너뜨린 홍 씨. 이에 이야기 친구들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보이는 것으로 평가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또한 누군가와 비교하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진짜 나를 인정하는 순간 진짜로 나를 채우며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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