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제 전력질주 할 시간[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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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시대가 열렸다.
1991년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한지 31년, 2012년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에 '회장' 직함을 달았다.
삼성전자 회장이라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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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시대가 열렸다. 1991년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한지 31년, 2012년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에 '회장' 직함을 달았다. 부친 이건희 회장 작고 이후 시기가 문제였을 뿐 언젠가는 올라갔을 자리다. 회장이 됐다고 그의 역할이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긴축, 소비위축,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패권 다툼 등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애초에 이날 정기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확정치를 보고 받는 자리였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2자리가 공석이다. 이로 인해 이사회내 사외이사·사내이사 비율은 종전 6대 5에서 4대 5로 역전된 상태다. 다음달 3일이면 사외이사가 충원되는 만큼 이 회장의 승진이 좀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굳이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회장 승진 결정에 흠결을 남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과 향후 전망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1.4%나 줄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를 절반 이상 줄이고 감산까지 추진키로 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이 "고통스럽다"고 공개 토로했을 정도다. 이 상황을 책임지고 돌파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날 이 회장의 승진을 주도한 이가 이사회 의장이라는 점은 의미심장 하다. 이 회장 개인의 야심이나 사익을 위한 회장 취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사회는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을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을까. 정작 이 회장 본인은 '회장 승진'에 연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이 회장에게 당장 30%가 넘게 줄어든 영업이익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게 아니다. 그건 전문경영인의 몫이다. 삼성의 5년후, 10년후, 30년후를 대비하기 위한 과감하면서도 전략적인 결단을 내릴 리더가 필요하다. 수십조~수백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대규모 M&A(인수합병), 이를 차질없이 실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철학적 기반 마련. 삼성전자 회장이라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물론 부회장 직함을 유지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지금까지도 잘해 오지 않았던가. 하지만 주변에서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다.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서 책임경영을 위해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회사 운명을 결정할 경영판단에 대해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걸 다시 한번 확실히 했다는 데 울림이 크다. 위기 앞에서 도망가지 않고 정면승부하겠다는 결기다.
"목숨을 걸고 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이 회장의 어깨엔 국내외 30만명의 임직원의 인생이 달려있다. 어쩌면 대한민국 국민의 삶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 회장 직함은 '태어나 보니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라고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수많은 고뇌와 번민, 노력,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총성은 울렸다. 이제 전력 질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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