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反美 보도를 강화하라” 시진핑 3연임에 선전戰 속도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10. 28.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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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제방송 ‘美 중동 개입’ 비판
사이버 공간서 美정치 분열 꾀해

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총서기직 3연임을 계기로 대외 선전 및 세계 여론 공작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선전 당국은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20차 당 대회에 앞서 관영 매체들에 “핵심(시 주석)에 대한 보도, 반미(反美) 보도를 강화하라”고 지시, 시 주석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 정치 체제, 경제 시스템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미국 깎아내리기’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당 총서기직 3연임을 시작하면서 지난 4월 중앙선전부 부부장에 발탁됐던 리수레이(58)를 6개월 만에 선전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출신의 리수레이 중앙선전부 부장은 14살에 베이징대 도서관학과에 입학해 ‘베이징대 신동’으로 불려왔다. 리 부장은 시 주석처럼 중화민족을 강조하는 등 중국 전통에 대한 강한 신봉자로 알려졌다.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룩하자” “21세기 마르크스주의는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신”이라는 시 주석의 연설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대외 선전’강화 방안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대외 선전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는 2016년 2월 연설에서는 “국제 전파력과 국제 발언권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이 해외 선전을 할 수 있는 ‘플래그십 매체’를 만들라고 하자 같은 해 12월 ‘중국판 CNN방송’이라고 불리는 중국국제방송(CGTN)이 개국했다. CGTN은 지난 8월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을 비판한 ‘미국식 개입이 만든 인권 재난’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다. 요즘은 한국을 포함,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TV를 켜면 CGTN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3일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600여 명의 내외신 기자에게 최고지도부를 소개한 후 “중국과 중국 공산당,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이야기를 잘 전해 달라”고 말할 정도로 ‘선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의 대외 선전 및 해외 여론 강화 전략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미국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당장 26일(현지 시각) 미국에서는 중국이 다음 달 8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와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허위 정보를 적극 유포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3월 구글에 인수된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맨디언트’는 26일 온라인에서 중국의 국익을 대변해 영향력 공작(influence campaign)을 해온 일단의 사이버 행위자들이 “미국과 동맹 간에 또 미국 정치 체제 내에서 분열을 조장하면서 공격적으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맨디언트는 지난 2019년 트위터 등 여러 소셜미디어에 가공의 인물을 내세운 허위 계정을 대량으로 생성해서 중국을 위한 선전 활동을 하는 그룹이 있다는 점을 감지한 뒤 이들에게 ‘드래건브리지’란 이름을 붙여 추적해 왔다. 맨디언트에 따르면 드래건브리지는 지난달 여러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질병에 대한 해법은 누군가를 위해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이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체제를 절멸시키는 것”이란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유포했다.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했을 당시의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미국의 정치 제도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시 주석을 비롯한 시진핑 3기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첫 외부 활동으로 27일 산시(陝西) 옌안을 찾아 마오쩌둥 옛집 등 공산혁명 기념 시설을 방문했다. 산시는 국공내전 당시 시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의 주요 활동 무대이자 문화대혁명 시절 시 주석이 7년간 농촌 노동을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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