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부터 수성못까지… 가을 정취 느끼며 산책길 걸어볼까

장영훈 기자 2022. 10. 2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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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을 여행]
‘생각을 담는 길’ 총 6코스 탄생
자연 환경 보존한 친환경 산책길
문화예술중심지로 조성 예정도
생각을 담는 길 5코스 내관지길. 대구 수성구 제공
대구 수성구는 최근 대흥동 유아숲체험원부터 내관지(內串池) 입구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인 ‘내관지길’ 약 6.5km 구간에 다양한 편의시설 및 정비 공사를 마무리했다. 수성구가 조성 중인 산책로인 ‘생각을 담는 길’ 제5코스다. 그동안 좁은 도로 탓에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켜 통행이 불편했지만 수성구가 이번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거의 해소됐다.

○ 삶을 돌아보는 산책로

복합휴식공간인 대구스타디움 남쪽 뒤편에 있는 내관지길은 도심과 가까워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요즘 내관지의 투명한 수면과 알록달록 단풍이 어우러진 경관이 화려하다.

수성구는 내관지 일대 자연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산책로를 조성했다. 유아숲체험원에서 시작해 내관지까지 이르는 덱로드는 기존 왕벚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숲길의 느낌을 살렸다. 내관지 내부에도 수상덱이 생겼다. 산과 못의 자연 경관을 가까운 곳에서 만끽할 수 있다. 산책로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신창훈 수성구 총괄건축가와 조진만 건축가, 대경솟대작가협회 등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관리용으로 쓰였던 취수탑과 연결 다리를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꾸몄다. 내관지길에서는 독특한 테마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예술적 대상물)도 만난다. 오르막 구간에는 ‘인생 문구’가 적힌 통나무 의자에 앉아서 잠시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와 대나무 터널 등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진상 수성구 정책추진단장은 “길을 걸으면서 저마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방문객들이 자연과 호흡하면서 내면의 행복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연과 교감하는 산책로

생각을 담는 길 5코스 내관지길.
생각을 담는 길은 수성구 고산 지역의 금호강과 지산 범물 지역의 진밭골을 잇는 친환경 둘레길이다. 수성구 전체 면적의 75%가 녹지인 것을 잘 활용했다. 즐겁게 걸을 수 있고, 마음껏 명상할 수 있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1코스 금호강길은 팔현생태공원을 시작해 매호천까지 약 5km로 이뤄졌다. 이곳 수변의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강의 아름다운 전경과 다양한 동식물들의 생태, 대규모 초화류 군락지와 도심 속에 펼쳐진 드넓은 농경지가 매력적이다.

2코스 매호천길은 도심 한복판에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약 3km 구간. 매호천은 2016년 고향의 강 사업으로 재단장한 이후 지역민들의 쉼터로 인기다. 다양한 수생 환경과 곳곳에 활짝 핀 계절별 꽃이 유혹한다.

3코스 연호길은 라이온즈파크 옆 연호지를 출발해 담티고개와 명복공원을 지나 동대사로 이어지는 약 4km 구간이다. 전반적으로 평탄해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다. 인근 모명재를 방문하면 다양한 전통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4코스 고모역길은 동대사와 서당지를 지나 고모역과 팔현마을로 이어지는 약 4km 구간이다. 만촌동과 고모동 사이에 형봉과 제봉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2006년 열차 운행이 중단된 고모역은 최근 복합문화센터로 재개장했다.

6코스 진밭골길은 대덕지를 출발해 진밭못까지 이어지는 친환경 숲길 약 5.5km 구간이다. 진밭골은 수성구에서 자연 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곳 가운데 하나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경관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정 단장은 “생각이라는 단어는 추억, 기억, 아이디어, 관심 같은 많은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생각을 담는 길에 수놓인 자연을 느끼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중심 수성못 둘레길

수성못 전경.
수성못은 대구 시민들의 대표 휴식처다. 생태둘레길(약 2km)은 산책 코스로 적당하다. 곳곳의 수상 무대와 거리 공연, 야간 경관 조명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높이 70m의 영상음악분수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에 뽑혔다. 총면적 21만8000m²인 수성못은 일본인이 1925년 수성들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저수지였다. 이곳 상화동산에는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詩碑)가 있다.

수성구는 도심 수변공원 관광지인 수성못을 세계적인 문화예술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약 1700석 규모의 수상공연장을 만들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뮤지컬 같은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를 선물한다는 구상이다. 영상음악분수는 리모델링을 한다. 독창적인 미디어아트 영상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성못과 인근 들안길 먹거리타운 일대를 오가는 오픈카 형태의 셔틀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상화동산은 친환경 녹색광장으로 정비한다. 수성유원지 북서편에 대형 주차장을 조성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가 이전하면 공공도서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도심 속 자연 속에서 사색하는 여유를 주는 둘레길과 국제 수준의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완성되면 친환경 힐링도시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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