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더티봄, 체르노빌 공격할 것”… 美 “날조”

파리=조은아 특파원 2022. 10.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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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더티봄(dirty bomb·재래식 폭탄에 방사성물질을 결합한 무기)'으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뒤 러시아에 공격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간) 주장하고 나섰다.

연일 우크라이나의 '더티봄' 공격 주장을 펼치다가 이날 3대 핵전력을 동원해 핵전쟁 훈련까지 펼친 러시아가 구체적인 공격 방식까지 거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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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공격 후 러에 책임 전가” 주장
핵전쟁 훈련 와중 구체적 방식 거론
美 “러가 하려는 일로 他국가 비난”
아들 묘지앞 머리 감싼 우크라 엄마 26일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의 공동묘지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숨진 아들의 묘지 앞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감싸 쥔 채 절망하고 있다. 인근 헤르손에 살던 이 여성은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점령했을 때 탈출했지만 이로 인해 아들의 사망 소식을 한참 지나서야 들었다. 미콜라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더티봄(dirty bomb·재래식 폭탄에 방사성물질을 결합한 무기)’으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뒤 러시아에 공격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간) 주장하고 나섰다. 연일 우크라이나의 ‘더티봄’ 공격 주장을 펼치다가 이날 3대 핵전력을 동원해 핵전쟁 훈련까지 펼친 러시아가 구체적인 공격 방식까지 거론한 것이다. 더티봄의 원전 공격 주장은 핵 공격에 비견되는 참사를 의미한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더티봄 공격을 감행한 뒤 우크라이나 공격이라 주장하고 이를 전술핵 사용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러 “가짜 러시아 로켓으로 더티봄 사용”

26일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더티봄으로 가짜 러시아 로켓을 만들어 체르노빌 원전을 공격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국영 로켓 업체) 유지마시 전문가들이 이미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본떠 가짜 미사일을 만들었다”며 “탄두를 방사성 물질로 채운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군이 체르노빌 원전 출입금지 구역에 쏠 것”이라고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원전 공격 책임을 러시아에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리아노보스티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언론에 미사일 잔해들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의 핵 공격 혐의를 납득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가 파괴적 테러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독려하기 위해 세계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주장했다.
○ 美 “러시아가 하려는 일로 다른 국가 비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더티봄 사용 계획 주장을 ‘가짜 깃발’ 작전이라며 비판해 온 미국은 ‘더티봄 원전 공격 계획’ 주장에 대해 ‘무책임한 날조’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대담에서 러시아의 주장을 “또 다른 날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자신들이 의도하는 행위를 다른 이에게 돌리고 있다”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가 하려는 일로 다른 국가를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러시아 전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나 더티봄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사용한다면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러시아는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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