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국제정치에 무관심한 亡國의 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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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 러일전쟁, 일본의 침탈, 한국전쟁, 베트남 파병, 끝없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등 누구보다도 국제정치에 노출된 삶을 살아온 한국인들이 국제정치, 해외정세에 관심이 없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저 멀리 있는 프랑스의 '르몽드'도 중국의 '시진핑 3연임' 같은 뉴스를 심층보도하고 일본의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은 베이징에 많은 특파원을 배치해놓고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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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 러일전쟁, 일본의 침탈, 한국전쟁, 베트남 파병, 끝없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등 누구보다도 국제정치에 노출된 삶을 살아온 한국인들이 국제정치, 해외정세에 관심이 없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저 멀리 있는 프랑스의 '르몽드'도 중국의 '시진핑 3연임' 같은 뉴스를 심층보도하고 일본의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은 베이징에 많은 특파원을 배치해놓고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영국의 BBC는 전세계에 배치된 특파원을 통해 24시간 '월드뉴스'를 내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에 관심이 없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국내'다.
언젠가 국제정치에 대해 특강을 했는데 한 수강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강사님은 왜 전쟁과 갈등 이야기만 하는가." "인류의 착한 본성을 서로 신뢰하지 않으니 전쟁이 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내가 되물었다. "그렇게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는 질문자도 사실 현관문을 잠그고 자지 않는가. 인간의 '선한 본성'을 사실 못 믿는 것 아닌가." 인간관계는 가족 '안'에서야 따뜻하겠지만 '밖'으로 나갈수록 차갑고 몰인정해진다.
현관문을 열어두면 도둑이 들고, 어리숙하면 속이려 들고, 힘이 없으면 갑질을 당한다. '내 나라' 국경 밖은 특히 그런 식이다. 국제정치는 몰인정해서 눈을 크게 뜨고 주의하지 않으면 당하게 마련이다. 1980년대 '재팬 애즈 넘버원'이니 '노(No)라고 할 수 있는 재팬'이니 하면서 의기양양하던 일본이 미국과 맺은 1985년 플라자합의를 계기로 경제성장을 멈췄다. 페레스트로이카로 소련의 위협이 약해지자 일본이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한 것이다. 일본은 조만간 대만, 한국보다 가난해질 것이다.
국제정치의 몰인정이라면 우리가 경험이 많다. 한(漢) 수당(隋唐) 원청(元淸)의 한반도 침공이 보여주듯 중국 대륙의 분열과 통일은 늘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고 왜구의 발호, 임진왜란, 강제병합이 보여주듯 일본의 상황변화도 고스란히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가까이는 한반도 분단과 중국 국민당·공산당 분열이 연동했다. 중국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앞으로도 남북관계와 중국 양안관계는 계속 연동할 것이다. 우리만 이 연동에 무관심할 뿐이다.
조선 건국 후 500년간 명·청의 중화제국권에 편입돼 '국제정치'를 그들에게 맡기고 '국내정치'만 해온 탓인지, 아니면 일본의 식민지체제에 편입됐던 탓인지, 그도 아니면 오랫동안 미국에 안보를 너무 의존한 탓인지 우리는 아직도 무정한 '국제정치'를 안 보고 있다. 안 보려 하고 있다. 세상 밖 풍랑 속에서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운명공동체임을 못 보는 탓인지 우리는 조선시대 예송논쟁 같은 내부싸움으로 힘과 시간을 허비한다. 나라를 위한 정책논쟁은 사라지고 불필요한 트집잡기만 이어진다.
현관문이 열려 있는지, 도둑이 드는지도 모른 채 한 줌의 권력을 놓고 집안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이 망국(亡國)의 습속을 떨쳐내지 못하면 운명은 반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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