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승 딸 수갑 채우려던 푸틴… 자택 급습했지만, 해외로 도피

문지연 기자 2022. 10. 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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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송인 크세니야 솝차크.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유명 방송인이자 사교계 명사인 크세니야 솝차크(40)가 현지 경찰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전해졌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스승인 아나톨리 솝차크의 딸이기도 하다.

타스통신 등 외신은 26일(현지 시각) 러시아 경찰이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솝차크 자택을 급습했으나, 솝차크는 이미 전날 밤 벨라루스를 경유해 리투아니아로 떠난 뒤였다고 보도했다. 솝차크는 입국 당시 이스라엘 여권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투아니아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 시민은 비자 없이 90일간 현지에 체류할 수 있다.

솝차크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포함해 여러 소셜미디어(SNS)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3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종합 미디어 그룹 ‘어텐션 미디어’ 대표다. 경찰이 그의 집을 찾은 이유는, 솝차크가 어텐션 미디어 광고국장인 키릴 수하노프와 함께 갈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체포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붙잡힌 수하노프는 이날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 최고경영자(CEO)인 세르게이 체메조프에게 1100만 루블(약 2억2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체메조프는 푸틴 대통령의 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법원은 수하노프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전직 요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정보를 SNS에 공개하겠다’는 말로 체메조프를 협박해 거액을 챙겼다며 수하노프를 오는 12월 24일까지 구금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수하노프는 80만 루블(약 185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상태다.

앞서 솝차크는 이번 수사가 어텐션 미디어를 압박하려는 정부의 시도라고 반박했다. 어텐션 미디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기사를 게재한 것에 대한 보복성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는) 자유언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도 했다.

솝차크는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유명해져 사교계 명사로 손꼽히며 ‘러시아의 패리스 힐튼’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푸틴 대통령의 과거 상관이자 정치스승이었던 아나톨리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의 딸로도 잘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KGB 요원 생활을 청산한 이후 아나톨리의 수석 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초반 이들의 관계는 매우 가까웠기에 푸틴이 솝차크의 대부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솝차크는 2011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고 정계에 발을 들이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2018년에는 러시아 여성 최초로 대통령 선거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당시 재선을 노리던 푸틴 대통령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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