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2.6%…올해 들어 첫 플러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2.6%를 기록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기록적으로 높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플러스로 전환한 성장률이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각각 -1.6%, -0.6%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던 것에 견줘 3분기 성장률은 대폭 상승한 수치다. 고용지표 호전이 뒷받침한 수출 호조, 꾸준한 소비지출 증가가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동안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됐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들어 다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특히 지난달까지 3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단행해 금리 상단을 3.25%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은 다음주와 12월에도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실업률 상승과 경기 침체의 형태로 ‘고통’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회복되고 있는 고용시장과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출 덕에 불황을 피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고용주들은 올해 월평균 42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노동부가 관련 기록을 작성한 1940년 이래 고용 상황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좋다. 지난달 실업률은 3.5%로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장률 플러스 전환은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공화당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등을 민주당의 경제관리 실패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서비스 회사 모닝스타의 미국 경제 담당자 프레스턴 콜드웰은 AP통신 인터뷰에서 계절성 이벤트인 재고 감소 등을 예로 들며 “상반기 경기축소는 실제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하지 않는 지표들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로 높아진 차입비용은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1년 전 3.09%에 그쳤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7%에 육박했다. 주택 판매는 8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신규 주택 건설은 전년 대비 8%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꾸준히 신용을 긴축함에 따라 내년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용 감소 추세도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꼽힌다. 지난달 신규 일자리는 26만3000개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외부적 요인도 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무역은 계속해서 차질을 빚고 있고, 에너지와 식량 가격도 상승세여서 저개발국들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쟁을 이유로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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