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달던 샤인머스캣, 올해는 맛이 좀…
수확 서둘러 일부 미숙과 출하
가격 폭락도 출하 앞당긴 원인
당도 떨어져 소비자 불만 고조
일명 ‘망고포도’로 불리며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샤인머스캣이 올 들어 저평가를 받고 있다. 품질이 낮은 과수가 시중에 많이 풀리면서다.
경북 김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노지(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캣 일부가 조기 수확된 미숙과로 출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27일 밝혔다.
농민들이 덜 자란 상태로 출하를 서두른 이유는 낙과 피해를 막고 대목을 맞추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추석(9월10일)이 예년보다 빨랐던 데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 소식까지 겹치면서 일부 농민들이 샤인머스캣 출하를 앞당겼다. 지난해와 2020년 추석은 각각 9월21일과 10월1일이었다.
김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노지에서 생산할 경우 통상 9월 말에서 10월 초·중순쯤 수확해야 당도가 높다”며 “하지만 올해는 추석을 전후해 출하된 샤인머스캣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미숙과 출하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천은 샤인머스캣의 대표 주산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김천의 샤인머스캣 재배농가는 1680곳이다. 전국 샤인머스캣 재배농가(5099곳) 3곳 중 1곳이 김천에 있는 셈이다.
재배 농가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점도 농민들이 출하를 앞당기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3822㏊로 전체 포도재배 면적의 28.6%에 달한다. 경북의 경우 2016년 278㏊에서 올해 5241㏊로 19배가량 급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샤인머스캣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현재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1상자(2㎏)에 1만원 수준”이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00원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천시와 경북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캣 품질관리에 나섰다. 재배농가에 송이 크기와 일정 당도 기준을 지키는 조건으로 포장재를 지원하고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캣 1송이의 무게가 1㎏이 넘고 포도알이 지나치게 큰 것은 속이 비고 당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1송이 무게가 500~700g 정도로 노란빛이 감도는 것이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다고 밝혔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알이 쉽게 떨어지고 줄기가 시든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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