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의 아시아교육협회, 혈세로 ‘후원사 로봇’ 사줬다
후원 기업인이 이사장 맡은
광양시 산하 재단 사업 위탁
해당 업체 AI로봇 80대 구입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사장을 맡았던 아시아교육협회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면서 협회 행사에 후원금을 낸 업체를 참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위탁한 주체인 전남 광양시 출연기관의 이사장 역시 아시아교육협회에 1억원을 기부한 기업인이었다. 긴밀한 관계를 맺은 기업인이 재직하는 기관에서 사업을 따내고 그 사업에 후원기업을 참여시킨 셈이다.
27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양시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보면, 광양시 출연 재단법인인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은 지난해 12월14일 아시아교육협회에 ‘창의력쑥쑥 AI 로봇 보조교사 지원사업’을 위탁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AI) 로봇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급해 맞춤형 교육을 하고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된 광양 내 어린이집 60곳과 유치원 9곳에 AI 로봇 80대가 보급됐다. 사업비 1억1000만원 중 7040만원이 로봇 구입에 사용됐다.
사업에 활용된 AI 로봇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A사는 아시아교육협회가 지난달 3일부터 5일까지 개최한 ‘HTHT 2022 교사 써밋’의 후원사 명단에 올라 있다. 지자체 예산에서 나온 사업비가 아시아교육협회 후원사로 지출된 셈이라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업무협약 당일 지역 어린이집 원장 등을 대상으로 벌인 특강에서 “AI 로봇 교사를 어린이집, 유치원 시절부터 익히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하는 등 AI 로봇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지난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는 예비후보로 초·중·고 교실에 AI 보조교사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지자체 사업 ‘이해충돌’ 논란
이 “시에서 로봇 선정” 해명
아시아교육협회가 자체 교육복지사업을 위해 후원사 물건을 써 준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아시아교육협회에 기부금 1억원을 낸 이러닝 사교육업체는 협회에서 기기 대여료로 10차례에 걸쳐 1억3600만원을 지급받았다. 28일 열린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아시아교육협회 활동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교육협회에 이 사업을 위탁한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은 협회에 억대 기부금을 낸 기업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이사장인 금속가공 중견기업 대표이사 B씨는 지난해 7월 아시아교육협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강 의원은 “아시아교육협회에 고액 기부금을 낸 인물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위탁받은 지자체 사업을 수행하면서 협회에 후원한 민간기업을 참여시킨 것은 이해충돌의 소지가 많다”고 했다.
이 후보자 측은 “해당 사업에서 활용한 로봇은 광양시에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협회 행사에 A업체가 집행한 금액은 1000만원으로 행사와 관련된 전시부스 설치 및 기타 부대비용”이라며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사업 추진 당시 A업체는 아시아교육협회 협력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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