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우정"…'20세기 소녀' 김유정의 이상형 [인터뷰]
많은 이들이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곤 한다. 그러나 배우 김유정은 망설이지 않고 우정을 선택했다. '20세기 소녀' 속 보라 다운 면모다.
김유정은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작품은 17세 소녀 보라(김유정)가 절친 연두(노윤서)의 첫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드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김유정은 보라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앞서 그는 '20세기 소녀' 제작보고회를 통해서도 보라색 옷과 스타킹으로 완성한 패션을 선보였다. 밝고 씩씩한 보라를 연기했던 그의 캐릭터를 향한 애정은 옷에서부터 묻어났다.
'20세기 소녀' 빛낸 조화
'20세기 소녀'는 보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김유정은 "보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등 또래 배우들에게 의지하며 작품을 만들어갔다고도 전했다. "배우들이 조화를 잘 이뤄서 좋은 반응을 얻을 때 기분이 좋은 듯하다"는 김유정은 보라를 비롯해 운호(변우석) 현진(박정우) 연두가 가진 개성이 작품에 잘 녹아든 듯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라의 어린 시절을 김유정이 연기했다면 성장한 후의 모습은 한효주가 맡았다. 김유정은 한효주의 '20세기 소녀' 출연에 대해 "너무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당초 김유정이 보라의 10대부터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의 모습까지 모두 연기해도 좋을 듯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그는 작품을 위해 두 사람이 같은 역할을 맡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내가 성장한 보라의 나이대를 연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 깊이를 표현할 수 없을 듯했다"는 게 김유정의 설명이다.
사랑보다 우정
보라는 사랑보다 우정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실제 김유정도 그렇다. 그는 "사랑보다 우정이 먼저이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다닐 때도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듯하다. 친구들이 힘들어하거나 다른 친구들과 싸웠을 때 나서서 얘기했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우정도 사랑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정은 친구를 인간으로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가치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라는 연두를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그의 말에 울고 웃는다. 보라에게 연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김유정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를 떠올리며 "'연두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었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맞다. 이랬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닌 일에 울고 웃었어요. 그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촬영할 때 연두에게 가장 많이 이입했죠. 눈물이 주체가 안 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김유정의 실제 이상형
보라와 운호 현진의 로맨스는 '20세기 소녀'를 보는 이들에게 큰 설렘을 안겼다. 김유정은 이성과의 사랑과 관련해 "직접 겪어본 적은 드물지만 연기로는 체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학교를 열심히 다녔으며 친구들과 열심히 놀고 공부했다고도 했다. 운호 현진 중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까운지 묻자 "두 사람이 합쳐진다면 좋을 듯하다. 재밌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생을 열심히 사는 이성에게 끌림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난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다. 지금은 편안한 상태지만 과거에는 자아를 형성하고 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좋다고도 했다. "일을 할 때 항상 불편함이 있다. 편하게 다가와 줘도 거리를 두고 관계를 지속한다"는 김유정은 SBS '편의점 샛별이'로 호흡을 맞춘 지창욱이 기억에 남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러면서 "지창욱 배우와 연기할 때 편안했다. 평소 장난도 많이 쳤다. 모든 사람들을, 그리고 현장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더라"고 말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김유정
'20세기 소녀'에는 김유정의 많은 고민들이 녹아 있다. 보라가 운호 앞에서 오열하는 신을 떠올리던 김유정은 "머리 아플 정도로 제일 많이 고민했던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 울고 말을 내뱉어야 감정이 과하지 않게 드러날지 고민했단다. 김유정은 "내가 너무 성숙하게 울면 이상할 듯했다. 감정이 나오는 대로 했다. 내 욕심이 조금 들어갔다면 이 장면에서 예쁘다기보단 운호가 봤을 때 귀여웠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롤러코스터에서 운호의 말을 듣고 보라가 어떤 표정을 짓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고도 이야기했다.
2003년 CF로 데뷔해 '일지매' '해를 품은 달' 등에서 활약했던 꼬마는 어느덧 인물들의 중심에서 극을 이끄는 배우로 성장했다. 김유정은 작품을 책임진다는 부담감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경험으로 부딪혀봐야 내 스스로 해소도 하고 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나아가는 중이다"라고 했다. 겸손함과 배우려는 태도는 김유정의 이어질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고 해도 모르는 게 많아요.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걸 항상 마음에 새기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소녀'는 지난 21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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