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삶이 해피엔딩? 끝이 있어 더 소중한… ‘아름다운 이별’ 담았죠
김장환 소설 원작… SF장르 서정적 연출 눈길
신하균·한지민 부부 연기… 또 다른 세계 통한 ‘죽음의 성찰’ 그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삶과 죽음, 기억과 행복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시리즈가 끝나갈 즈음, 이준익 감독은 답한다.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소멸은 소중하며, 이별은 아름답다”고.
전체 6부작으로 구성된 ‘욘더’는 휴머니즘 짙은 스토리에 간결하고도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감독 특기가 물씬 담긴 작품이다. ‘왕의 남자(2005)’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뒤 ‘사도(2015)‘, ‘동주(2016)’, ‘박열(2017)’, ‘자산어보(2021)’ 등을 연출한 ‘시대극 대가’ 이 감독이 이번엔 근미래로 이동했다. 장르는 SF.
안락사법이 통과한 2032년, 재현(신하균 분)은 세상을 떠난 아내 이후(한지민)로부터 메일을 받게 된다. 죽은 이의 생전 기억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이자 과학으로 이룬 천국 ‘욘더’로 건너간 이후. 재현 역시 세이렌(이정은) 안내를 받아 욘더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재현은 영원히 함께 행복한 삶을 경험한다. “우린 매일 이렇게 지내요”라는 가상 세계 이웃 이야기가 어딘가 석연치 않게 느껴진다.
덕분에 ‘욘더’는 현재와는 이질적인 시대적 배경을 다루면서도 낯설지 않게 관객들을 찬찬히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화려한 영상으로 관객들 시선을 빼앗지 않고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SF장르에서는 이례적인 서정적 연출로 한 편의 시를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극 중 인물들은 백석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읊으며 사랑을 이야기하거나, 이병률 시 ‘사람이 온다’로 마음을 표현한다.
인터뷰 말미, 욘더에 저장하고 싶은 기억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파블로 네루다 시를 읊었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그 어릴 적 나를 욘더에 두고 싶어요.”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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