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만 13세 미만'으로…소년범죄 감소할까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지금 법으로는 14살이 되지 않으면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형사 미성년자, 일명 '촉법소년'으로 불리죠. 

법무부가 약 70년 만에 촉법소년 기준 나이를 한 살 낮추기로 했습니다. 

촉법소년의 범죄, 줄어들 수 있을까요?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 낸 13살 청소년들

노래방서 집단 폭행한 중학생들

모두 형사처벌 못하는 '촉법소년'

성인 80% "촉법소년 연령 하향해야"

 

법무부 69년 만에 

'만 14세→13세 미만' 조정

한동훈 장관 / 법무부

"최근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범행 수법이 흉포화되고 있는 것이 통계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촉법소년 제도를 범행에 적극적으로 악용하는…."

하지만 '실효성 없다' 반대 목소리

국가인권위 

"처벌 강화 능사 아냐" "부정적 낙인효과 확대"

소년범죄 대응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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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앵커 

전문가와 관련 내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아동청소년 인권위원회에 박인숙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법무부가 발표한 소년범죄 종합대책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하향하는 내용입니다. 

만 13세로 기존보다 한 살 낮아졌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같은 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결정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에 대해서 소년의 사회복귀와 회복의 관점에 반하며, 소년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안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런데 법무부는 촉법소년 보호처분 가운데 사실 13세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하면서 13세로 기준을 한 살 낮춘 거거든요. 

소년 강력 범죄의 비율도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고 하는데요, 어떤가요?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실제로 촉법에 대해서 저연령화 됐는지, 흉폭화 됐는지에 대한 지금 통계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혜정 앵커

아, 통계 자료가 없다.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그런데 저희가 어제 발표한 내용 중에 주목해서 봐야 하는 점이 있는데요. 

그 점이 뭐냐 하면 14세 소년 지금 현재 형사처벌도 가능한 소년이, 한 명도 소년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그 의미는 뭐냐 하면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 얘기는 14세도 결국은 다 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얘기거든요. 

지금 법무부에서 13세와 14세를 비교하고 있는데, 14세가 아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13세도 그럴 가능성이 높고 그런 상황에서 괜시리 이 연령만 낮춰서 어린 아이들은 굉장히 빠르게 형사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데, 그렇지 않으면 범죄를 학습할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 현재는 촉법소년은 바로 서울가정법원으로 소년 보호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형사 절차를 밟게 된다면 검사 단계를, 검찰 단계를 거쳐야 하고 심지어는 재판 단계도 거쳐야 해서 굉장히 오랜 기간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지금 법무부가 보여주듯이 14세의 소년도 형사절차, 형사처벌을 받은 소년이 없는데 13세도 결국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재판 절차에 놓이게 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혜정 앵커 

네, 정리를 해보면 촉법 연령을 낮추면 형사 재판 기간이 길어진다. 

그런데 지금 14세도 보호처분을 받았지,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데 13세로 낮춰도 이 형사 재판 기간만 길어질 뿐이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말씀이시죠. 

또 하나 우리 법무부가 근거로 든 게 해외 사례거든요. 

캐나다나 잉글랜드, 호주처럼 촉법소년 기준이 만 13살보다 낮은 곳이 있다. 

이건 또 어떻게 보시나요?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그에 대해서는 어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데요.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 하향은 하한 연령은 국가별 단순 비교가 아니라 각국의 소년 사법 제도의 특성을 고려한 비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국의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혜정 앵커 

각국의 특성들을 비교해 봐야 한다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연령을 하향하는 이런 문제도 결국은 소년 범죄를 줄이기 위한 고민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소년 범죄를 예방하고 줄이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저는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소년보호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법무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금 현재 무엇을 또 개선할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내용을 쓰고 있는데요. 

그 내용을 봤을 때 얼마나 많은 문제점이 있는지 실제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문제점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이후에 또 다른 논의가, 연령 하향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또 같은 내용 한번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같은 가해자에게 여러 번 피해를 입은 그런 피해자들이 있거든요. 

이번 대책을 좀 살펴보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항고권을 새로 만들고 또 통신기기를 이용을 해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걸 막겠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충분하다고 보시나요?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저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여러 번 피해자 활동도 많이 하면서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인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저는 소년의 경우 소년을 위한 국선 변호인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년의 경우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행동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옆에서 밀착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문제인지를 잘 알려주는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특히 법 전문가가 옆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저는 소년을 잘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지금 주신 말씀은 우리 국선 변호사를 선임해서 이 가해 학생들도, 가해 소년들도 자발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라는 말씀이십니다. 

우리 항상 재범을 막는 게 정말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법무부는 피해자 관점 교육을 도입하고 또 안정적인 사회정착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이렇게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더 필요한 대책은 없을까 생각도 듭니다.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가 법무부에 계속 요청을 드린 게 아이들이 소년원에 있을 때 정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TV 보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되거든요. 

그때 인문학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인문학 교육을 하자고 저희 전문가들이 계속 요청을 드리고 있는데 실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이 교육 당연히 피해자 관점의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정말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걸 알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그 이외에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것은 제가 보기에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그러니까 지역사회, 아이들이 결국은 정착하는 것은 지역사회입니다. 

그래서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거기서 정착할 수 있도록 거기에 어른들 아니면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자원들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소년원에서 지금 인문학 소양을 길러주는 것을 말씀을 하셨는데요. 

소년원에서 어떤 형식의 교육 같은 게 이루어지고는 있나요?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지금 현재 너무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예전에는 인터넷으로 정말 교육하는 것이었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동영상 교육이었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어서 지금 현재는 은퇴한 선생님들을 모셔다가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그냥 일반적인 아이들도 그 정말 좀 어떻게 보면 열정이 있는 선생님들이 해야지 그나마 교육할 수 있는데, 이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고 교육받은 경험도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과연 어떤 선생님이 필요할지를 생각한다면 과연 은퇴한 선생님들을 모셔다가 교육을 해야되는지라는 생각이 들고, 이 아이들에게 실제로 지금 소년원은 학교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거든요. 

그러면 이 아이들이 학교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면 그 소년원에 있는 기간 동안 교육을 제대로 해서 그 아이들이 지금 현재 지금 부족한 교육을 그 안에서 좀 만회해서 다시 정상적으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번 대책을 보면 소년 교도소에 지금 검정고시 제도를 넣겠다는 거거든요. 

근데 아이들 검정고시 저는 아이들은 정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니까 소년원에서도 진짜 그 학생들이 어떤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그런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우리 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또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숙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저는 지금 국민 여러분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년 범죄자들의 언론에서 나오는 방송을 보면 매우 두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제 아이들을 많이 만나봤기 때문에 두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저도 처음에 소년 아이들을 만났을 때 두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결국 저희들이랑 같이 살아나가야 되는 아이들이고, 이 아이들은 교육으로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해외 사례, 그 다음에 유엔에서도 많은 입증 자료를 통해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라야 하는데 지금 법무부는 따를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아이들의 문제를 그냥 실험적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해 우리 미래를 위해서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UN이든 해외 어떤 사례들을 저희가 잘 참작해서 큰 그림을 가지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소년에 대해서는 격리가 아니라 재사회화를 목적으로 그런 목표로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피해자와 또 본인을 존중할 수 있도록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소년 범죄를 예방하려면 법·제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또 같이 나서야겠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