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예산…與 '교육청 돈풀기'에 제동
'지자체의 교육청 지원금 중단'
통과땐 서울시 1조7천억 확보
학생수 줄어도 교부금 늘면서
선심성 현금 수십만원씩 펑펑
각 교육청은 반대 목소리 높여
27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권 의원은 국내 각 지자체가 지방세입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지방교육청에 교부하도록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동발의자 모집에 나섰다.
권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공립학교 설치·운영을 위해 각 시도에서 지방세입 일부를 지방교육청에 떼어주는 '시도세 법정전출금'을 폐지한다는 게 골자다. 교육재정은 내국세와 교육세, 시도세 전입금(전출금), 지방교육세, 담배소비세 전입금 등으로 구성된다. 권 의원은 이 중 시도세 전입금을 폐지하자는 것인데, 현행법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방세입의 10%, 광역시와 경기도는 5%, 그 밖의 도 및 특별자치도는 3.6%를 매년 각 지방교육청에 법정전출금으로 교부하도록 돼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돼 각 지자체의 전출금이 사라지면, 가장 많은 전출금을 내고 있는 서울시는 한 해 약 1조7000억원의 여유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권 의원은 제안 이유로 "최근 급격한 감소세가 예측되는 학령인구와 내국세 세수의 확대 등 수입, 지출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시도교육청이 과다 책정된 교육예산을 선심성 현금 지원 등 불요불급한 사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 드러나면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시도세 법정전출금은 1996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시도 전출 의무가 신설되며 시작됐다. 당시에는 지방세의 2.6%를 교부하도록 일원화된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2001년 법 개정으로 3.6%로 상향됐고, 2005년에 다시 서울은 3.6%에서 10%로, 광역시와 경기도는 5%로 전출비율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지자체 예산이 매년 늘어나며 이 비율에 따른 교부금 총액도 함께 늘어나는 데 비해 학생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학생 수는 2011년 758만명에서 2021년 594만명으로 10년 새 20%가 줄었지만, 서울시 법정전출금은 2011년 8325억원에서 2021년 1조7360억원으로 오히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각 교육청의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지난 3년간 959억원, 경기교육청은 1664억원을 현금성 지원에 사용했다. 또 서울교육청은 2021년 입학준비금을 중·고등학생 30만원, 초등학생 20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여당의 움직임에 각 지자체도 호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울산에서 열린 제2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시도세 전출금 폐지'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지방세 전출금 폐지를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지자체 소관인 영·유아 보육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반면 교육청은 여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반대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방세의 10%인 서울시의 법정전출금이 다른 시에 비해 높은데 조정할 계획이 있냐'는 권 의원 질의에 "법정전출금은 없앨 수 없다"고 답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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