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돌연변이 암, 한국 과학자가 정복 나섰다

유주연 2022. 10. 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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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세포분열로 암 유발
전세계에 검증된 치료제 없어
송병두 앱틀라스 대표
면역세포 활성항체 발굴 착수
암은 해마다 전 세계 사망 원인 1·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특히 종양 발현 유전자인 라스(RAS) 변이암은 치료제가 없는 난공불락의 암종으로 꼽힌다. 전체 암의 30%는 RAS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1982년 이 돌연변이를 발견한 이후 지난 40년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약물 개발이 시도됐으나 아직 치료제 개발이 거의 성공하지 못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지금까지 나온 유일한 치료제는 암젠의 폐암 치료제 루마크라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았으나, 같은 해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내성이 보고되고 있다. RAS는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세포분열은 세포의 증식·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명현상이다. RAS는 세포 안에서 세포분열을 시작하거나 중단시키는 일종의 '체내 스위치' 역할을 한다. 그런데 RAS에 변이가 일어나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세포분열을 일으킨다. 비정상적 세포분열로 성장한 세포들이 결국 암세포가 되는 것이다. 췌장암의 90%, 대장암의 50%, 폐암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RAS 변이암 정복에 나선 한국 과학자가 있다. 바로 송병두 앱틀라스 대표(사진)다. 송 대표는 화이자의 자회사인 페브러스(Fabrus)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세계 최대 비영리 민간 생의학 연구소인 스크립스연구소의 한국 법인(스크립스 코리아 항체연구소)의 초대 원장을 지낸 후 2017년 앱틀라스를 설립했다.

송 대표는 기존 표적 기반 약물 개발이 실패했던 지점에서 새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재 항암제 임상 성공률은 3.4% 선. 송 대표는 "현재 신약개발에 사용되는 표적기반의 약물 개발 방법으로는 정확한 표적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물학적 기초 연구를 통해 발굴된 특정 표적을 타깃으로 약물을 개발해야 하는데, 질병 체계 자체가 매우 복잡해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프로세스를 반대로 돌려, 세포 내에서 변화를 유도하는 항체를 먼저 찾은 후, 효능을 보인 이 항체의 표적과 기전을 규명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해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항체를 찾고 효능을 나타내는 항체의 표적을 확인해 암의 성장 억제 기전을 규명하는 것이다.

특히 앱틀라스는 개별 분리 보관된 항체 집합체를 활용해 항체를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이 강점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병에 대한 항체를 발굴하고 표적을 규명하는 연구가 가능하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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