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현장실습생 '무임금' 노동…청소·빨래 지시도
[EBS 뉴스12]
의사, 간호사와 함께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또 다른 인력, 간호조무사죠.
특성화고 간호계열 학과 학생들이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을 치르려면 병원 실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습생들은 임금을 받지 못합니다.
부당한 업무 지시도 빈번합니다.
자세한 내용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간호조무사 시험에 합격한 정은 씨는이 시험을 치르기 전, 서울의 한 병원에서 현장실습을 했습니다.
5월부터 넉 달 동안 주 6일, 토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8시간 넘게 일했지만 제대로 된 임금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임정은 / 간호조무사 현장실습생
"나라에서 훈련장려금이라고 해서 약 한 달에 11만 원 정도 받는 게 있는데, 개인한테 지원해주는 것이지 저희 실습 관련해서는 아니기 때문에 사실 이것도 임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무거운 환자를 옮기다 다쳐도 실습 병원은 제대로 된 조치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임정은 / 간호조무사 현장실습생
"(실습생 동료는) 40대 초반 분이셨는데 몇 번 하시다가 어깨 염증이 나셨고 저도 그 업무를 하다가 계속 어깨나 허리나 이런 것들이 계속 아픈 상황은 있었어요. 그런 것들(치료비 등)에 관련해서는 해 줄 의무가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을 치르려면 반드시 병원에서 현장실습을 해야 합니다.
최소 실습시간은 780시간, 하루 8시간씩만 해도 석 달 넘게 일해야 하는데 정작 실습생들은 임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습니다.
현장실습생은 교육생이어서 이 기간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부당한 업무 지시도 빈번합니다.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과 국민입법센터가 간호조무사 현장실습을 해 본 600여 명에게 물었더니 19%가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부당 업무 지시 가운데는 잡무나 허드렛일이 72%로 가장 많았고, 병원 직원의 개인 심부름이나 청소도 빈번했습니다.
일을 하다 다쳐도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인식도 컸습니다.
실습생 과반은 병원이 산업재해 대책에 관심이 없거나 아무런 예방대책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관련 규칙을 바꿔 현장실습생의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상현 이사장 /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간호조무사 시험을 보기 전에 해야 하는 780시간에 이 실습 교육을 정말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현장실습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난 후에 병원에 취업한 이후에 실무 수습의 형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간호조무사 시험에 접수한 인원은 2만 명이 넘었고,
지난해 기준 특성화고등학교 간호 관련 학과에 다니는 학생도 5천800여 명이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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