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명서 아내 · 두 아들 살해한 40대 구속영장 신청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오늘(27일) 살인 등 혐의로 40대 남성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5일 저녁 8시 10분쯤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B 씨와 중학생, 초등학생 아들들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지병으로 1년여 전 회사를 퇴직한 뒤 경제적 문제 등으로 아내와 갈등을 빚다 사건 사흘 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사건 당일 저녁 7시 51분쯤 아파트 밖으로 나갔으며, 아내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나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화를 끊은 A 씨는 CCTV 사각지대인 아파트 1층 뒤편 계단 쪽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15층 집까지 걸어 올라가 큰아들 C 군을 살해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화를 받고 저녁 8시 13분께 밖으로 나갔다가 5분여 만에 귀가한 B 씨와 작은 아들 D 군을 연이어 숨지게 했습니다.

A 씨는 옷을 갈아입은 후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 당시 입었던 남방과 청바지 등을 챙겨 이번에도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밖으로 나가 아파트 밖 수풀에 버렸습니다.

그는 인근 PC방에서 2시간 가량 있다가 밤 11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와 "외출 후 돌아오니 가족들이 죽어있었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습니다.

A 씨는 이때엔 아파트 CCTV가 설치돼 있는 통로를 이용했습니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주변 수색 과정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버려진 옷가지 등을 발견했습니다.

CCTV를 분석한 경찰은 이 옷들이 A 씨가 최초 외출할 때 입은 옷과 같고 A 씨가 귀가할 때 다른 옷을 입은 점 등을 추궁한 끝에 수사 착수 12시간여 만에 자백을 받아 긴급체포했습니다.

A 씨는 "가정불화로 인해 범행했다"며 "사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이 같은 진술과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한 점, 범행 도구를 유기한 점, PC방에 오랜 시간 머물며 알리바이를 만든 점 등에 미뤄 치밀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와 피해자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분석 중입니다.

세 모자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들의 사인이 경부 자창(흉기에 의한 상처), 두개골 골절 등에 의한 것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습니다.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