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변형해도 전기 통하는 신소재 나왔다

이영애 기자 2022. 10.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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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처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으로 금속 특성을 유지하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웨어러블 전자장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소재들은 원자 또는 분자가 질서정연한 구조를 가져 마치 고속도로처럼 전자가 쉽게 흐를 수 있도록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구팀은 뒤죽박죽 섞인 무질서한 구조에서 전기전도성을 가지게 된 비결을 확인한 결과 이 소재가 마치 겹겹이 쌓인 라자냐처럼 층을 형성하며 전자가 이동할 통로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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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앤더슨 미국 시카고대 연구원의 모습.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연구팀이 안정적이면서도 금속 특성을 유지하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시카고대 제공

플라스틱처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으로 금속 특성을 유지하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웨어러블 전자장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연구팀은 무질서한 분자구조에도 뛰어난 전기전도성과 안전성을 갖는 신소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0월 26일자에 발표했다.

스마트폰, 태양전지판, TV 등 전자기기에는 구리, 금,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나 전도성을 가지는 유기화합물인 '유기전도체'를 전도성 재료로 사용해 왔다. 이 소재들은 원자 또는 분자가 질서정연한 구조를 가져 마치 고속도로처럼 전자가 쉽게 흐를 수 있도록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간 과학자들은 금속이나 유기전도체처럼 직선적이고 질서정연한 구조를 가져야만 전기전도성이 나타난다고 생각해 왔다.

연구팀은 탄소와 황으로 이뤄진 사슬 형태에 니켈 원자를 연결해 만든 신소재가 뛰어난 전기전도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물질의 분자 구조가 금속과는 달리 무질서하다는 점이었다. 연구팀은 뒤죽박죽 섞인 무질서한 구조에서 전기전도성을 가지게 된 비결을 확인한 결과 이 소재가 마치 겹겹이 쌓인 라자냐처럼 층을 형성하며 전자가 이동할 통로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소재는 안정성 면에서도 우수했다. 지아제 지에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이 물질을 가열하고, 식히고, 공기와 습기에 노출하고 심지어 산과 염기를 떨어뜨려도 변하지 않았다"며 "물질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안정한 소재는 가공하기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물질을 칩 등 전자장치에 넣으려면 녹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얼마나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는지가 물질을 활용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실온에서도 얼마든지 가공이 가능한데다 열이나 산, 염기의 조건에서도 큰 변화가 없어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존 앤더슨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전자장치의 표면에 스프레이로 뿌리거나 페인트칠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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