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사망·아이 중환자실…" 박하선, 공감+책임감으로 완성한 '첫번째 아이'[종합]

강효진 기자 2022. 10. 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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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아이. ⓒ강효진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박하선이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책임감으로 소화했던 '첫번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첫번째 아이'(감독 허정재) 언론시사회가 2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허정재 감독과 배우 박하선, 오동민, 오민애, 공성하가 참석했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연출을 맡은 허정재 감독은 "단편영화 때부터 사회적인 이야기를 많이 찍어왔다. 장편을 처음 시작하면서 그걸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소재와 질문이 저에게 굉장히 와닿았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꼭 만들어서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 장편이다보니 중요하게 생각한 이미지들이 좀 있었다. 예를 들면 어렸을 때부터 저희 어머니가 거실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 뒷모습 이미지가 강하게 있었다. 저희 어머니도 가정주부셨다. 처음 만드는 영화라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 박하선. ⓒ강효진 기자

주연 박하선은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저도 첫 아이가 있고 키우고 있어서다. 다른 엔딩이 있는데 문제 제시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돌봄 문제를 생각할 기회가 많으니 끌렸다. 안하면 안될 이야기인 것 같아서 놓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하선의 남편 역을 맡은 오동민은 "누군가는 해야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소재는 클리셰라고 볼 수 도 있지만 풀어내는 과정이 세련됐다고 생각해 매력이 있었다. 이야기가 던져주는 메시지, 경각심,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해주시겠지만 저도 어머니가 생각나는 시나리오였기에 좋은 선후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지점들도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형적인 악역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했다. 악역이 등장해야하는 그런 류의 전개도 아니었다. 우석이란 인물이 가진 그만의 페이소스가 느껴지고, 얘도 나름 억울함이 있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인물이지 않나. 조금은 입체적으로 그리려 했다. 감독님과 상의를 했다. 이 시대의 우석을 살아가는 남성 분들이 새로운 인사이트를 가져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하선의 직장 후배 역을 맡은 공성하는 "저도 공감이 많이 됐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가 20대 후반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싶었다. 그 과정의 고민이 지연과 맞닿아 있어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족 보모 역을 맡은 오민애는 "남성분들은 어머니 연상이 되겠지만, 저희는 남의 일이 아니라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공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저는 '작가가 여자인가' 싶을 정도로 놀랐다.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게 여자의 심리를 다뤘나, 감독이 남자인데 어떻게 이런 글을 썼나. 그리고 재중동포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도 은밀하게 잘 펼쳐낸 것 같아서 그 부분도 매력적으로 느꼈던 시나리오였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 첫번째아이. ⓒ강효진 기자

박하선은 "작품의 많은 부분이 거의 다 공감이 갔다. 요즘 공동육아를 많이 하지만 엄마로서 해야할 일이 더 많다. 준비물 챙긴다거나 하는 것은 엄마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엄마들 모임도 그렇다"며 "저는 평소에 유치원 9시쯤 등교시키고 5시에 온다. 그러면 나머지 시간은 저녁이 자유롭지 못하다. 거의 못 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희는 다행히 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친정 부모님도 '낳으면 난 못 본다'고 하셨는데 전화하면 30분 내에 달려온다. 시부모님도 그렇다. 심지어 옆집에 박솔미 언니가 살고 있는데 언니에게 맡긴 적도 있다"고 본인 역시 육아 문제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일상을 전했다.

앞서 '며느라기', '산후조리원' 등 '엄마'로서 연기하는 배역으로 활약했던 박하선은 이번 작품이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은 이 영화는 3년 전에 찍은 영화다. '며느라기'나 '산후조리원' 이전에 찍은 것이다. 본의아니게 그 사이에 이런 작품을 많이 해서 겹치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는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라는 영화 찍고 난 다음이라 감독님이 저에게 엄마라는 역할을 처음 맡겨주셨을 때였다. 감독님에게 '어떻게 저에게 엄마란 역할을 맡기셨을까' 싶어 궁금했다. 잘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 아이를 키운지 얼마 안됐기에 아이랑 호흡은 편하고 자신도 있었다. 연기적으로는 좀 더 편하게 힘을 빼고 오랜만에 영화를 찍는것이기도 해서 그렇게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촬영 당시 상황이 아이가 한 달 정도 입원을 했을 때였다. 제가 없을 때 아이에게 무거운 물건이 떨어졌었다. 병원을 오가며 찍었던 작품이었다. 그냥 저절로 연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오면서도 항상 미안했고 주말엔 중환자실 있었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나와서 연기와 현실이 되게 이어진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제가 그때 동생이 죽은 지 얼마 안돼서 감독님이 '찍을 수 있느냐'고 했다. 오래 기다렸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책임감으로 했다. 저조차도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아침에 뭔가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힘든 시기여서 영화에 대한 준비보다는 그런 힘듦을 저도 갖고있어서 저절로 그랬던 것 같다"고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뒤늦게 털어놔 눈길을 모았다.

또한 박하선은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 제가 겪은 일이라 어렵진 않았다. 오동민 씨와 전작에서 만났을 때는 너무 좋았다. 연기를 잘하시고 특이하게 하시는 부분이 있어서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바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너무 좋았다. '평일 오후 3시의 연인'은 즐겁게 찍었는데, 이 영화는 정말 다크할 때였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몰아칠까 싶었다. 그 때 밝고 긍정적인 분이어서 참 힘이 돼서 고마웠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오동민 역시 "'평일 오후 3시의 연인'에서는 쫓아다니는 동생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갑자기 남편이 돼서 감개무량했다. 저는 (박하선 씨가)이렇게까지 힘들어하며 촬영했다는 것을 오늘 알 정도였다. 제 생각보다 더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장에서 제가 참 많이 의지를 했다. 좋은 동료들의 에너지를 받아가며 촬영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끝으로 허정재 감독은 "저는 이 이야기가 불씨처럼 돼서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들을 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실제로 이런 상황에 있는 분들이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기대를 부탁했다.

이어 박하선은 "제가 요즘 영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많은 시사회를 간다. 보시는 분들이 힘들지 않은 영화에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면 저희 영화가 작을 수 있는데 큰 관심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첫번째 아이'는 오는 11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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