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노래' 이후 2년, 가요계는 챌린지 전쟁..안 하자니 무섭고 계속 가긴 어려운[Oh!쎈 초점]
[OSEN=김채연 기자]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이어진 가요계의 댄스 챌린지가 2년간 이어져 오며 어느새 하나의 홍보 루트가 됐다. 참신한 시도로 선풍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가요계에 새 홍보 바람을 일으켰지만 인기 만큼 부정적 후폭풍도 존재한다.
지난 8월 방송된 JTBC 음악 예능 ‘뉴페스타’에는 지코, 선미, 규현 등 아이돌그룹 출신 솔로 아티스트가 출연해 챌린지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지코는 “아무노래 챌린지가 잘 될 줄 몰랐다. 그냥 홍보용으로 사용될 줄 알았다. 문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선미는 “지코 때문에 힘들다. ‘아무노래’ 이후 국룰이 됐다”고 말했고, 지코는 “저도 ‘네가 만든 챌린지 때문에 모두가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와 비슷하게 위너의 강승윤도 한 웹예능에서 “음악방송은 챌린지의 노예”라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2020년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흥행하며 뉴스에서도 활용된 뒤로 가요계에서 챌린지는 안하면 허전한 ‘국룰’이 됐다.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챌린지에 참여하는 팬들은 나이가 어린 10대 위주로 창작돼 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인기를 끈 ‘꿈빛 파티시엘’ 챌린지의 경우 한림예고에 재학중인 한 남학생이 안무를 창작해 친구들과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이 인기를 끌며 원곡자인 아이유가 직접 챌린지를 이어가기도 했다.
최근 ‘Rush Hour’로 컴백한 크러쉬는 개인 SNS를 통해 “챌린지를 유행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팁을 달라”고 직접적으로 물었고, 박지훈은 컴백 쇼케이스에서 댄스 챌린지를 MC 재재와 함께 촬영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가수들의 컴백 쇼케이스에서 챌린지 진행 여부를 묻고, 챌린지 안무를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됐다. 과거 원더걸스부터 이어진 ‘포인트 안무’, ‘킬링 파트’는 어느새 ‘챌린지’로 변화해 대중에게 소비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현재 챌린지 열풍이 과열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들 하는데 안할 수도 없고, 홍보 효과가 크니 계속해서 하고 있긴 하다. 과거부터 ’15초 매직’이라고 하면서 영상을 내보내는 게 홍보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지금은 챌린지 영상으로 변화돼 홍보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사실 챌린지를 위해서 안무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챌린지가 잘 되면 음원이 역주행되거나 차트에 반영되니까 많은 리스너에게 노출시켜야 한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이 따라하기 쉬운 안무를 댄스 챌린지로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수들이 앨범이 나오면 홍보 전쟁이 시작된다. 최대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음악을 알리고, 음원이 흥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마케팅, 홍보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 챌린지를 안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아이돌 음악이 남녀노소 즐기기 쉬운 멜로디와 안무를 이용해 흥행에 성공하거나, 파워풀한 안무와 다양한 음악적 색깔로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여러 챌린지가 성공하게 되며 후자의 경우에도 자신의 음악적 색깔보다는 쉬운 안무를 이용한 챌린지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이에 한 솔로 가수는 컴백 후 챌린지를 공개했으나 누리꾼들은 “챌린지를 위해 따로 안무를 짠 것 같다”, “챌린지 영상은 재밌는데, 실제 무대에서 해당 부분이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은 “챌린지와 달리 무대에서는 잠깐 나오는 부분이라 그런지 무대와 챌린지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얻었다.
“우리가 지금 활동하는 모든 음악방송은 챌린지의 노예”라는 강승윤의 말처럼 쏟아지는 챌린지는 과거 ‘아무노래’ 챌린지가 흥행했을 때와 달리 재미는 덜하고, 스타들에게 고민거리가 됐다. 지코에게 투정을 부린 가수들 역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약 2년간 활발했던 댄스 챌린지는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컴백을 앞둔 가수들은 꾸역꾸역 챌린지를 이어가며 고통을 안고 있다. 안 하자니 무섭고, 하자니 어려운 챌린지가 언제쯤 막을 내리게 될 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cykim@osen.co.kr
[사진] 윤은혜, 주우재, 이채연, 박지훈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지코, 크러쉬 틱톡 캡처, JTBC '뉴페스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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