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20세기 소녀' 김유정, '국민 여동생'의 '국민 첫사랑' 도전기

강내리 2022. 10. 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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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이, '국민 첫사랑'에 도전했다. 아역배우로 데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던 배우 김유정 씨가 영화 '20세기 소녀'를 통해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 등장을 알린 것.

김유정 씨는 지난 2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17세 소녀 '보라'가 절친 '연두'의 첫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김유정 씨는 극중 '보라' 역을 맡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과의 추억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20세기 소녀'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유정 씨는 극중 역할인 '보라'에 완벽하게 동기화된 모습이었다. 제작발표회에 이어 인터뷰에도 보라색 맨투맨을 입고 등장한 것. 그는 "이상하게 보라색 옷에 요즘 손이 간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에서는 '20세기 소녀'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이유와 보라를 연기하면서 어땠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또 아역배우로 데뷔, 꾸준히 활동해오는 가운데 자신에게도 찾아왔던 힘든 시기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까지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 시기에만 표현할 수 있는 풋풋함 있었다"

김유정 씨는 2003년 한 과자 CF로 데뷔해 19년간 공백기 없이 활동했다. '욕망의 불꽃'에서는 1인 2역을,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는 최연소 구미호를,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중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작품의 성공을 견인했다. 그런 그도 첫사랑의 아이콘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시나리오를 보고, 이 시기에만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 풋풋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학생 때의 감정,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관계들 같은 게 저한테는 크게 다가왔고 공감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또 보라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뚜렷하게 매력이 보이는 시나리오라 감독님을 빨리 만나 뵙고 싶었죠."

확실히 '20세기 소녀'는 배우 김유정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보라는 친구와의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첫사랑의 등장에 설레하는 등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풋풋한 감정을 표현하는 캐릭터였고, 김유정 씨의 단단한 연기 내공이 캐릭터를 더욱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보라가 은호에게나 시청자분들에게 귀엽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학여행을 갔을 때 취해서 문을 두드리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과하지 않고 진짜 같아 보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는 장면 역시 진짜 반응처럼 보이게 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고요. 또 자연스럽고 깨끗한 모습으로 나와야 보라만의 예쁨이 나올 거라 생각해서 덜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한효주와 세 번째 2인 1역 호흡…신기하고 좋은 인연"

또래 연기자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지만, 비슷한 연배의 배우들 사이에서도 김유정 씨는 '김 선생'으로 불린다. 아역배우로 데뷔해 벌써 데뷔 19년 차가 됐기 때문. 그렇다면 선배 연기자로서 현장 분위기는 어떻게 이끌어갔을까. 그는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 한다며 자신을 스스로 낮췄다.

"실제 나이는 20대 초반이니까 어린 편이잖아요. 일을 한지 오래된 편이지만, 저는 경력보다는 나이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모르는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다고 생각하고요. 현장에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는 건 컸어요. 웃으면서 즐겁게 해야 이 분위기가 영화에 표현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렇다면 '20세기 소녀'를 통해 세 번째로 2인 1역을 맡게 된 한효주 씨와의 이야기도 궁금했다. 한효주 씨는 극중 성인 '보라'로 등장해 직접 연기 호흡을 맞추진 않았지만, 드라마 '일지매', '동이'에 이어 벌써 3번째 같은 역할을 나눠 맡게 된 만큼 이들의 관계는 각별하고 또 특별하다.

"이번 영화를 보고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성인 보라가 나왔을 때 위화감이 없어야 하는데, 한효주 언니가 해주셔서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언니도 재밌게 봤다고 이야기해 줬고, 슬퍼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너무 신기하고 좋은 인연이죠."

◆ "첫사랑 추억 있어요…사랑과 우정 중엔 우정"

연기를 할 때, 본인의 실제 경험이 레퍼런스가 되기도 한다. 김유정 씨의 경우 학업과 연기를 병행해왔기에, 실제로 교유관계는 어땠는지와 첫사랑의 추억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바쁜 활동을 해온 만큼 학교에서의 추억이 많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 추측했지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신 역시 첫사랑의 경험이 있었다는 것.

"저도 학교 다닐 때 좋아했던 남자친구도 있었고(웃음) 밸런타인데이에는 친구들에게 사탕도 나눠줬던 추억이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연기 활동을 병행했다 보니 친구들이 어려워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긴 해요. 하지만 한창 다닐 때 사귀었던 친구들과 아직까지도 잘 지내며 일상도 공유하고 조언도 받아요."

그렇다면 연기에만 올인하지 않고 학업과 병행하며 밸런스를 유지하려 했던 이유도 궁금했다. 그러자 "힘든 일이 생기면 힘을 받을 수 있는 추억이 거기서 올 거라 예상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한, 사랑과 우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정을 선택하겠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연기'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과거의 저를 떨쳐내고 싶진 않아요. 지금의 제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친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그것만 중점적으로 생각하진 않을래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배울지에 대해 요즘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여행하고, 새로운 취미도 가지면서 앞으로 갈 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한편 영화 '20세기 소녀'는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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