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과 새출발 DC, 부진의 마블 잡기 나선다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DC필름스가 제임스 건 감독을 공동 회장 겸 CEO로 임명하며 새출발에 나섰다. 사명도 DC스튜디오로 변경했다. 라이벌 마블스튜디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간 DC필름스는 강력한 DC코믹스 IP를 기반으로 '맨 오프 스틸' '수어사이드 스쿼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샤잠!'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원더우먼'과 '아쿠아맨' 정도만 성공했다 볼 수 있지만, 타율은 1할도 되지 않을 정도다.
부진이 계속된 가장 큰 이유는 마블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처럼 큰 그림을 그릴 마땅한 디렉터가 없었다는 점. 탄탄하게 짜인 로드맵은 마블스튜디오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에서 켜켜이 쌓인 서사와 떡밥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융합되고 풀리는 순간 관객들은 더 큰 감동과 희열을 느끼게 됐고, 자연스레 마블의 팬이 되어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어벤져스 어셈블"을 외칠 때 1397만 관객이 모두 환호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DC필름스는 마블스튜디오의 뒤만 쫓다 정작 중요한 걸 놓쳐버렸다. 여유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리기보단 급하게 작품을 찍어내는 데만 신경을 기울이다 보니 같은 세계관 속에 있음에도 작품이 각각 따로 노는 느낌을 선사한 것.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300'의 잭 스나이더 등 유명 감독들을 불러들이며 반등을 꿈꾸기도 했지만 감독들이 각자 다른 이야기만 펼쳐내고 있기에 큰 임팩트는 남기지 못했다.
계속된 실망스러운 결과물에 원작 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던 가운데,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DC필름스는 결국 비장의 한 수를 내놨다. 먼저 DC필름스의 사명을 DC스튜디오로 변경했고, 제임스 건 감독과 제작자 피터 사프란을 공동 회장 겸 CEO로 앉혔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 1일부터 DC스튜디오에서 엄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은 "우리가 어릴 적부터 사랑한 DC 캐릭터들의 관리인이 되어 영광이다. 가장 크고, 아름답고, 웅장한 이야기로 전 세계 연극적 경험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임스 건 감독은 두 라이벌 마블과 DC 모두에서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마블스튜디오에서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편을 자신만의 B급 감성으로 완성해내 큰 호평을 받았고, 인기에 힘입어 3편까지 연출을 맡게 됐다. DC스튜디오에서 낸 성과도 좋다. 완성도 면에서 혹평을 받은 '수어사이드 스쿼드(2015)'를 성공적으로 리부트해내는 데 성공, 평가와 흥행 면에서 모두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스핀오프 '피스메이커'까지 제작하게 됐다.
피터 사프란의 경우 DC '아쿠아맨'과 '샤잠!' 시리즈 제작에 함께했다. 두 시리즈는 DC에선 드물게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듯 독보적인 연출력을 가진 감독과 훌륭한 제작 능력을 가진 제작자가 만난만큼 DC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최근 마블스튜디오가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은 DC 팬들을 더 설레게 하고 있다. 마블스튜디오는 페이즈3의 마침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이후 계속해 하락세를 겪고 있다. 하락세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일단 세계관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점. 멀티버스(다중차원) 개념이 등장한 것은 물론, 심지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지 않고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까지 등장하며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또 새로운 캐릭터들이 기존의 인기 캐릭터를 넘을 만큼의 매력이 없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서는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 등이 하차했고, 샹치·이터널스·문나이트·미즈 마블·쉬헐크 등 새로운 히어로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큰 화제를 모으진 못하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마블스튜디오가 과거의 DC처럼 큰 그림을 무시한 채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만 급급하다는 점. 각 작품들이 서로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보단 따로 놀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DC스튜디오는 '블랙 아담'으로 북미 개봉 3일 만에 6700만 달러(한화 950억 원)를 벌어들이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맨 오브 스틸' 후속편도 준비 중에 있다. 마블에 밀려 만년 2위를 기록했던 DC가 이번 기회를 살려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두 라이벌 제작사들의 대결이 기대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마블,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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