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딸 장학금 2억 준 미래에셋에 장관상…또 이해충돌 의혹

김민제 2022. 10. 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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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었던 2006년 후보자의 딸이 ‘미래에셋 장학생’으로 선발돼 약 2억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 후보자는 미래에셋에 장관상을 수여해 이해충돌 비판이 나온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와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의 딸은 2006년 6월 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중 금융그룹 미래에셋의 ‘글로벌 투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장학생에게 4년 간 연간 5만달러(2006년 환율 기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06년 처음 실시됐다. 이 후보자 딸은 해당 프로그램의 첫 장학생으로,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이 후보자는 17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 중이었다. 이 후보자의 딸은 고교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며 4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는데, 최대 20만 달러(약 2억원)가량 지원받은 셈이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정확한 수령 액수를 묻는 서 의원의 질문에 “개인 정보”라며 답을 피했다.

이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령은 2010년 이 후보자가 교과부 장관 후보자였을 때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같은 해 8월 인사청문회에서 유성엽 당시 무소속 의원은 “(해당 장학금은 부모의) 재산세가 90만원 이하인 사람들이 대상”이라며 “(이 후보자는) 2006년 기준 재산세 150만원을 냈는데 어떻게 장학생에 선발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딸이) 1기 선발자라 기준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 장학금 시행 초기라 소득 기준이 없었고, 그 혜택을 이 후보자의 딸이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장학금은 좀더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뒤 이 후보자에게 “(딸의 장학금) 그것을 반납할 용의가 있냐”고 다시 물었고, 이 후보자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이 후보자가 장학금을 반납했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인사청문회 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자는 교과부 장관이던 2012년 미래에셋에 ‘제 1회 교육기부대상 장관상’까지 수여한 것으로 확인돼 이해충돌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교육기부대상은 교과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해 교육 기부활동을 펼친 기업과 대학, 단체 등에 수여하는 상으로 2012년 신설됐다. 공교롭게도 딸에게 장학금을 준 미래에셋이 첫 수상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교과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학생들의 금융경제 지식 및 금융업에 대한 이해 증진과 소득 양극화 심화로 인한 교육기회 불균등 해소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공적’으로 미래에셋을 수상자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2013년 1월 교과부에서 수여하는 교육기부 인증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 후보자의 딸이 민간기업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시점이 국회의원 재직 시절이라는 점과, 장관 시절 신설한 상을 딸에게 장학금을 준 기업에 줬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의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였던 김인철 후보자 역시 온 가족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낙마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 기부의 적합성과 교육 기부 활성화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심사와 교과부의 심의 같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미래에셋을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표창장 이외에 지원되는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후보자의 장녀는 2006년 자체 장학생 선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며 “미래에셋의 수상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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