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무기징역, 조현수는 징역 30년

‘가스라이팅에 의한 살인’은 인정 안 해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왼쪽)·조현수/뉴스1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노린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여)씨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공범 조현수 (30·남)씨에게는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27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조씨 모두에게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당시 39세)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수령할 목적으로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를 계곡물에 뛰어들게 하고 제대로 구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수법으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이 같은 이유로 남편 윤씨에게 복어 독을 먹이거나, 낚시터에서 물에 빠트려 사망하게 하려 했다며 살인미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이 가스라이팅(심리 지배)에 의한 직접(작위) 살인이 아니라 다이빙 후 물에 빠진 피해자를 일부러 구조하지 않은 간접(부작위)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피고인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기 위해 장기매매까지 고려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지만, 심리적으로 지배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바위에서 뛰어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직접 살인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은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2차례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실패했는데도 단념하지 않았고, 결국 계획적으로 구조를 하지 않고 사고사로 위장했다”며 “작위에 의한 살인과 마찬가지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는 사랑하는 부인과 지인의 탐욕으로 인해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생명을 잃었다”며 “피고인들은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고 불리하자 도주했으며, 진정어린 반성을 하거나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재판을 지켜보던 윤 모씨의 누나는 판결이 내려진 뒤 검찰 관계자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