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정호영 전 장관 후보자 등 3명 병역법 위반 혐의 불송치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자녀 입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이 일부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대구경찰청은 “병역법 위반 혐의가 제기된 정 전 후보자와 정 전 후보자의 아들, 경북대병원 의사 A씨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돼 불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정 전 후보자 아들은 지난 2015년 병무청 신체검사 당시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척추협착 진단서를 제출했고,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정 전 후보자 아들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고 ‘추간판탈출증’을 진단받았다.

지난 4월 한 시민단체는 정 전 후보자가 소위 ‘아빠찬스’를 통해 아들에게 허위 진단서를 낼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며 정 전 후보자와 정 전 후보자의 아들, 진단서를 끊어준 경북대병원 의대 교수 A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하지만 경찰은 진단서 내용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전 후보자 아들이 경북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받은 진단 내용이 서로 부합했고, 당시 신체검사를 맡은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역시 CT촬영 검사 등을 병행해 종합적으로 4급 판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학력을 허위 신고해 입영을 연기했다는 의혹 역시, 정 전 후보자 아들이 재검 당시엔 학력을 정상 입력한 점에 비추어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정 전 후보자와 그 아들에게 제기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다른 혐의들에 대해선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 전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재직 시절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후보자의 딸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던 지난 2017년 경북대 의대에, 정 전 후보자의 아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었던 이듬해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특히 정 전 후보자의 아들은 2017년 편입에선 탈락했지만 2018년도 의대 학사 편입에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합격했다. 이로 인해 정 전 후보자의 자녀들이 부친의 특혜로 의대 편·입학에 성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 전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혐의 중 병역법 위반 부분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을 감안해 먼저 종결한 것”이라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농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