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내던 프-독 정상, 3시간동안 '웃으려 애썼다'

AFP "마크롱-숄츠, 악수 나누며 친근감 과시하러 애써"
끝나고 공동 기자회견도 안 해…불화 징후 지속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업무 오찬을 앞두고 엘리제궁으로 맞아들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불화설이 나돌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업무 오찬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3시간 동안 오찬을 나누며 에너지와 국방,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모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두 정상은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 가스관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했으며, 에너지 위기 해결 방안을 놓고도 의견 불일치를 겪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단합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분열될 것을 우려했다. 중요한 시기에 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담 후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2TV 인터뷰에서 "매우 좋은 교류를 했다"고 말했고, 숄츠 총리는 트위터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유럽의 에너지 공급과 물가 상승, 공동 방위 프로젝트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중요한 대화를 나눴다. 독일과 프랑스는 긴밀히 협력하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다만 두 정상은 오찬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담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숄츠 총리가 도착하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악수하는 등 친근감을 과시하려 애썼다(at pains)고 묘사했다. 폴리티코 EU판은 두 사람이 "어색한 점심"을 먹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연쇄 효과의 압력으로 두 정상 간의 불화 징후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독일은 EU 차원의 에너지 가격 상한제 검토를 거부하면서, 에너지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AFP는 지적했다.

국방 분야에서 독일은 미국산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14개국과 공동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프랑스는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독일이 유럽의 에어버스 등을 통해 방공망을 구축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투기와 탱크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장기 프로젝트는 교착 상태에 있다. 숄츠 총리가 새로 발표한 독일 군 현대화 방침의 일환으로 낡은 전투기인 토네이도를 미국의 F-35 전투기로 대체할 계획인데, 프랑스 방산업체와의 주요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두 나라의 사이를 껄끄럽게 한 요소다.

두 나라의 입장차를 증명하듯 지난 19일 양국 정부는 파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양국 공동 각료회의를 내년으로 미뤘다.

한편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가 1월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국방과 에너지, 혁신과 관련한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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