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러에 드론 주고, 러는 '히잡시위' 진압 도움? 美의 의심

박가영 기자 2022. 10. 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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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의 탄압을 주도한 이란 정부 인사와 단체 및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 진압에,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과정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조정관도 "러시아는 시위대를 탄압하기 위해 이란에 진압 훈련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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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탄압 주도 이란 인사·단체 제재 명단에…백악관 "러, 이란 시위대 진압 지원 가능성"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AFPBBNews=뉴스1

미국이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의 탄압을 주도한 이란 정부 인사와 단체 및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정세가 혼란한 상황에서 이란과 러시아가 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 진압에,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AFC)은 26일(현지시간) 인터넷 검열 및 시위대 탄압 혐의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관계자들과 2개 단체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정치범 감옥'으로 알려진 에빈 수용소 운영자 헤자야 파자디를 비롯해 IRGC 소속 모하마드 가제미 정보 간부, 아바스 닐포루샨 작전 부사령관 등이 이에 포함됐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이들은 미국인과 모든 거래가 중단되며 미국 내 자산 역시 동결된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22세 여성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는데, 사흘 만에 감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진압봉으로 아미니의 머리를 때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국에서 시위가 격화했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메신저 접속을 차단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현재까지 시위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은 이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과정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CNN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공개 시위를 진압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란에 조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조정관도 "러시아는 시위대를 탄압하기 위해 이란에 진압 훈련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최근 이란과 러시아의 밀착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기반 시설을 목표로 자폭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샤헤드-136' 등 이란제 드론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은 최근 이란군 인력이 크름반도에서 러시아의 드론 작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별도의 훈련 교관까지 파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금까지 400대의 이란제 드론을 공격에 사용했다며 이란과 외교 관계 단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의 무장도 반대한다는 것이 자신들의 원칙이라는 게 이란 정부의 주장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 문제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직접 논의할 의향이 있으며, 그 의사를 호셰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와 이란이 현재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란 국민들의 시민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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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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