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20주년 롱런, 책임감…사고 안 친 멤버들 칭찬해"(종합) [N인터뷰]
올해 데뷔 20주년 맞아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그룹 노을(강균성 전우성 이상곤 나성호)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수많은 히트곡으로 발라드 그룹으로 롱런을 이어오고 있는 네 사람은 특유의 입담으로 2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동시에 발라드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노을 멤버 이상곤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뮤직라운지 류에서 데뷔 20주년 맞이 새 미니앨범 '스물' 발매 기념 인터뷰 자리에서 "20주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그 숫자가 주는 큰 중압감이 있다"라며 "여러 방면에서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되돌아봤다.
노을은 2002년 데뷔해 '붙잡고도' '아파도 아파도' '청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2007년 군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가진 이후, 2011년 '그리워 그리워'로 복귀해 음원차트 1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매년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온 노을은 2019년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로 또다시 1위를 차지하며, 올해 데뷔 20년을 맞이했다.
나성호는 "되돌아보니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라며 "사실 그룹이, 같은 멤버로 계속 활동하는 게 쉽지 않고 회사 계약도 만료되면 더 그런데, 그런 모든 과정에서 다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작곡가가 좋은 곡을 써주고, 우리와 시너지가 생겨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서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강균성은 20년간 활동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에 대해 "5년 공백기를 갖기 전에 콘서트를 했는데 마지막 곡을 부를 때 팬분들이 다들 '노을 포에버'라고 문구를 들어주셨다"라며 "사실 그때 당시에 '노을은 이제 졌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플래카드를 본 거다, 그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는데, 원래 노래를 부를 때 눈을 감고 부르는데 눈을 떴다가 울음이 터졌다"고 회상했다. 이에 이상곤도 "무릎 꿇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추억에 젖었다.
이렇게 20년을 쌓아온 이들은 이날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스물'을 발매한다. 이번 앨범을 통해 노을은 어느 연인의 시간의 흐름과 함께 식어가는 감정과 그 심리를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표현한 타이틀곡 '우리가 남이 된다면'으로 진한 이별 감성을 전한다. 멤버들은 수록곡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스물'에 대해 나성호는 "20주년이 됐으니까 20년이라는 시간을 사람에 비유하면 스무 살이지 않나"라며 "그 나이는 정말 특별한 나이인 것 같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세상에 나가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인생에 그 나이만큼 특별한 나이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걸 돌아보고, 그래도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싶고 변화하고 싶고, 그런 많은 생각들이 나이와 어울리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목을 '스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노을은 20년간 꾸준히 활동해오며 멤버 변화 없이 발라드 그룹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묻자, 강균성은 "책임감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후배 가수들에게 좋은 역할이 되고 싶다"라며 "꾸준히 계속하면서 그때그때 나잇 대마다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있어서 서로 잘 노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균성은 "(박진영이) 한국의 보이즈 투 맨을 생각하고 만들었다더라"며 "그런데 아직 못 미치지 않나. 더 많이 노력하겠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나성호도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이렇게 오래 해온 그룹이 없는데"라며 "사실 데뷔할 시절에는 보컬 그룹이 붐이었는데 요즘에도 활동을 하긴 하지만 방식이 다르거나 그런 게 많지 않나, 그런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요새 메인 스트림 자체가 아이돌이나 보여주는 음악, 비주얼이 메인 스트림이라 계속 우리도 노력하고자 한다"라며 "보통 K팝이라고 하면 특정한 파이를 떠올리는데 다양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많아도 현재는 편중된 부분이 심하지 않나, 발라드 그룹으로 몇 안 되는 팀이라 잘하고 싶고 한국에 다 똑같은 음악 스타일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팀에 위기가 온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나성호는 "싸우는 일이 있지 않는 이상은 그런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라며 "남자 네 명이고, 20대 초반부터 같이 살기도 하고 일을 하면서 당연히 갈등이 있고 그런 게 있긴 한데 저희는 크게 싸웠던 적은 사실 없고,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거나 그러면 서로서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 갈등이 크게 없이 같이 해온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상곤은 "사실 외부적인 요인들로 위기가 왔었지, 내부적으로는 갈등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발라드 그룹으로서 고민도 털어놨다. 전우성은 "음악적으로든, 보컬적이든, 우리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며 "미세한 차이이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흔히 말하는 올드하다는 얘기에서 조금이라도 더 벗어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상곤도 "사실 발라드라는 게 일반적으로 다 비슷비슷하게 들으실 수 있는데, 우리는 그 안에서 치열하게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들으시는 분들은 그런 걸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이 안에서라도 좀 더 다르게, 다른 점 이런 걸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20년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이상곤은 "멤버들이 사고를 안 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균성이가 공연장에서도 그런 얘길 했는데 물의를 일으키는 아티스트를 보면서 팬들의 추억도 잃게 한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더라"고 했다.
강균성은 "리스너들이 저희 음악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다 보면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혹은 음악만 좋아해도 물의를 빚으면 그 추억이 훼손되지 않나"라며 "그래서 우리가 음악만 부르는 게 아니라 우리가 최대한 진실되게, 바르게 살아가야 하는 게 우리 음악을 사랑해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소신을 전했다.
끝으로 나성호는 "가수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게, 행복할 때나 힘들 때 우리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됐다는 말이 기분이 좋더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데 다른 사람들이 거기서 위로를 받는다는 게, 나도 노래로 위로를 받거나 힘을 내거나 그런 경험이 많아서, 누군가한테 살면서 행복할 때도 그렇고, 바닥까지 떨어져서 너무 슬프고 힘들거나 그럴 때도 (우리 노래가)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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