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아들 병역 의혹’ 무혐의 결론…‘아빠 찬스’ 의혹 등은 계속 수사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국회사진기자단

경찰이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받는 일부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7일 정 전 후보자 아들의 병역 특혜 혐의(병역법 위반)에 대해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정 전 후보자에 대한 전체 혐의 중 병역 의혹 부분의 경우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을 고려해 먼저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정호영 전 후보자는 그의 아들이 2015년 경북대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로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 판정을 받는 과정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정 전 후보자는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경북대병원에서 일했다. 2014~2016년 진료처장, 2017~2020년 병원장을 지냈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5년 후 경북대병원 재검사에서 ‘척추협착’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 변경 처분을 받았다.

이후 관련 의혹이 커지자 지난 4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고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이에 과거 경북대병원이 ‘추간판탈출증’을 ‘척추협착’으로 진단해 병무심사에서 유리한 판정을 받도록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지난 4월7일 고발장을 접수한 뒤 수사를 통해 정 전 후보자 아들의 진단서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아들이 경북대병원에서 받은 진단을 바탕으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두 병원의 진단 내용이 일치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또 경찰은 당시 병역 판정을 내린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진단서로만 판정하지 않고 CT촬영 등 자체 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밖에 경찰은 학력 허위 신고를 통한 입영 연기 의혹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입영 연기 과정에서도 절차상 문제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 전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가 있었다는 의혹과 농지법 위반 의혹 등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전 복지부장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 후보에 지명됐지만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등 각종 의혹으로 지난 5월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