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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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의 재난 관련소식을 들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이보다 더 적절하게 쓰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이른 시간 내에 재난 관련 민간과 공공부문의 안전을 향상시키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올바르게 적용되게 하려면 전술한 바 있는 기후변화와 시설물의 규모 및 복잡성의 증가를 고려해 재난 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안전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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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의 재난 관련소식을 들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이보다 더 적절하게 쓰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속된 말로 매를 맞으면서 배우는 형국이다. 지혜로운 자는 미리 대비해 그 어려움을 줄이겠지만 어리석은 자는 고통을 겪은 후에야 무언가를 하려 한다. 올해만 보더라도 다양한 재난이 발생했다. 1월에는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시공 중 여러 층이 붕괴됐고, 2월과 3월에는 산불이 국토의 동부와 남부에서 여의도 면적의 80여배에 이르는 산림에 피해를 줬다. 또한 여름에는 국지성 호우로 서울 강남이 침수됐고, 그후 태풍 ‘힌남노’로 포항의 아파트에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9월에는 대전 현대아울렛 지하 화재로 여러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경기 화성 약품공장에서 큰 폭발 사고가 있었다.
이 같은 재난들을 잘 통찰해보면 몇 개의 주된 원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기후변화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최근 더욱더 급격해지는 기후변화는 한반도에서 겨울과 봄에는 극심한 가뭄을, 여름에는 예측이 어려운 국지성 호우와 이전보다 규모가 큰 태풍을 불러오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자연조건에 적극적으로 예측·대응하는 것이 필요한데 항상 지난 100년간에 해당하는 특정 수치들에 함몰돼 있어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구조물과 시설들의 규모와 복잡성이 급격히 증가해 위험성을 증가시키므로 기존의 시설안전 관련규정이 여전히 효과적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파크 붕괴 사례를 보면 고층아파트 준공일자를 맞추려 무리하게 시공한 것이 붕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철거 또한 매우 위험하다는 점이다. 현대아울렛 화재는 어떠한가. 장애물이 거의 없는 넓은 지하공간에 유독가스가 통상적인 구조물에서보다 훨씬 빨리 퍼질 것이 과연 공학적으로 고려가 됐는지 의문이 든다.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올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르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확보 의무 등의 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한 산업재해나 시민재해가 일어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법률로, 이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실상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들이 안전 분야에 전문지식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어서 그저 전전긍긍하거나 대리경영자를 내세우는 정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일부 대기업은 안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어 자포자기한다고 한다. 이같이 법률적으로만 강제하는 것은 그 효과가 애초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른 시간 내에 재난 관련 민간과 공공부문의 안전을 향상시키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올바르게 적용되게 하려면 전술한 바 있는 기후변화와 시설물의 규모 및 복잡성의 증가를 고려해 재난 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안전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오래된 안전 관련규정들이 적정한 효용성이 있는지를 재검토하고 현실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홍정욱 KAIST 재난과학기술연구소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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