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 이세희가 '천원짜리' 김지은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이유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0. 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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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부검의를 붙잡기 위해 그가 자주 찾는다는 불법도박장에 몰래 들어간 진정(도경수)과 신아라(이세희) 검사.

복잡하게 꼬여진 이야기가 아니고, 분명한 선악 대결구도도 서 있는 <진검승부> 는 이처럼 스릴러, 액션, 코미디 같은 장르들이 자유자재로 오고가야 그 묘미가 살아날 수 있는 드라마다.

백마리 역할의 김지은은 처음에는 천지훈(남궁민)과 검사와 변호사로 맞서면서 등장했다가, 천지훈의 시보가 되면서 그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변호에 뛰어드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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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에게 아직 ‘진검승부’ 같은 작품은 섣부른 걸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사라진 부검의를 붙잡기 위해 그가 자주 찾는다는 불법도박장에 몰래 들어간 진정(도경수)과 신아라(이세희) 검사. 그런데 하는 족족 좋은 패를 잡아 돈을 쓸어 모으며 신아라는 도박에 푹 빠진다. 너무나 좋은 패를 쥐고 올인을 했지만 마침 나타난 부검의 때문에 판이 모두 깨지는 상황....

KBS 수목드라마 <진검승부>의 이 장면은 부검의를 확보하려는 스토리와 맞물려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코미디다. 긴장감 있는 이야기 속에 콕콕 박아 넣는 웃음의 순간들. 복잡하게 꼬여진 이야기가 아니고, 분명한 선악 대결구도도 서 있는 <진검승부>는 이처럼 스릴러, 액션, 코미디 같은 장르들이 자유자재로 오고가야 그 묘미가 살아날 수 있는 드라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장면을 얼마나 코믹하게 표현해내는가 하는 점이다. 이세희의 연기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가 승승장구하며 돈을 쓸어 모을 때 시청자들은 그 반전의 얼굴에서 웃음이 터져야 한다. 그러려면 애초 이 검사가 가진 다소 융통성 없이 곧이곧대로 고집스러운 모습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약하니 갑자기 도박으로 돈을 따서 깔깔 웃는 장면이 그저 어색한 과장으로만 보인다.

<진검승부>에서 신아라 역할을 맡은 이세희의 미스캐스팅 논란은 이미 다른 연예 매체에서도 지적한 바다. <신사와 아가씨>로 얼굴을 알렸지만 아직 <진검승부> 같은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그건 사실이다. <진검승부>는 쉬워 보여도 여러 장르를 오고가는 순간순간의 재미들을 연기를 통해 끄집어내서 극대화해야 재미가 생기는 작품이니 말이다.

이런 점은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와 비교해 보면 금세 드러난다. 사실 <천원짜리 변호사>도 스토리 자체는 그리 복잡한 드라마가 아니다. 다만 이 이상한 변호사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결의 장르적 묘미가 남궁민 같은 배우로 인해 살아나기 때문에 매 과정이 흥미진진할 뿐이다. 이 작품에서 남궁민과 합을 맞춘 김지은을 떠올려 보라. <천원짜리 변호사>가 김지은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

백마리 역할의 김지은은 처음에는 천지훈(남궁민)과 검사와 변호사로 맞서면서 등장했다가, 천지훈의 시보가 되면서 그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변호에 뛰어드는 인물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진지했던 모습이 시보가 된 후에는 이 천방지축으로 나가는 변호사 밑에서 그 황당함을 계속 감당하고 놀라는 모습으로 변모한다. 이 부분에서 김지은은 자신을 내려놓은 듯한 매력적인 배우의 결을 드러낸다. 그러니 남궁민이 끌고가는 이 드라마에 김지은의 리액션이 더해져 시너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진검승부>를 보면 전면에서 치고나가는 진경 검사 역할의 도경수가 홀로 뛰고 있는 느낌을 준다. 이세희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두드러지지 않아서다. 심지어 도경수를 음으로 돕고 있는 고중도(이시언), 백은지(주보영), 이철기(연준석)의 존재감이 더 보이는 상황이니 드라마가 시너지를 내기가 어렵다.

배우에게 연기는 작품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진다. 즉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나하나 선택해가며 차근차근 스펙트럼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 과욕을 부린다면 캐스팅 논란 같은 상황들이 생겨날 수 있다. 이미 선택한 역할이니 이세희는 어떻게 하면 그 배역에 맞는 다양한 장르 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또 하나 이 어려움 속에서도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일 테니.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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