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부부, 변호사도 박수홍 돈으로 선임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방송인 박수홍(52)의 출연료와 수익금 등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 부부가 변호사 선임 비용도 박수홍의 돈으로 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방송인 박수홍이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새 예능 '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27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박수홍 친형 박씨(54)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동생과 법적 분쟁이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박수홍의 홈쇼핑 방송 출연료가 입금되는 라엘엔터테인먼트(라엘) 계좌에서 2천200만여 원을 임의로 인출해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송금했다. 형수 이모(51)씨도 지난해 4월 해당 계좌에서 1천500만 원을 빼내 변호사 선임료로 보냈다

라엘은 박수홍만 소속된 1인 기획사로 초창기에는 웨딩컨설팅업을 위해 설립됐다가 이후 박수홍 홈쇼핑 출연료 등으로 운영됐다.

박수홍은 지난해 3, 4월 횡령 등 혐의로 친형 부부를 고소했는데 친형 부부는 이에 필요한 비용을 피해자인 박수홍 법인 자금을 통해 조달한 것이다.

공소장에는 친형 부부의 다른 횡령 정황도 담겼다. 박씨는 지난 2015년 6월 자신과 어머니 명의로 서울 강서구의 상가 등 부동산을 살 때 중도금이 부족하자, 법인 자금에서 10억7천713만 원을 빼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 자금 1억원을 빼돌려 부동산 등기 비용으로 쓰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381회에 걸쳐 박수홍의 통장에서 약 29억원을 출금해 임의로 사용하고 횡령했다. 박수홍 명의의 인감도장이나 공인인증서 통장 등을 이용해 자신이 직접 돈을 인출하거나, 아버지에게 통장을 건네주고 돈을 인출해 오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데뷔 이후 직접 은행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자 주민등록증, 인감도장, 공인인증서 등을 형에게 맡겨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이 건넨 충격적인 메모를 공개한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제공]

아울러 이들 부부는 박수홍의 방송 출연료가 주된 수입으로 운영되는 법인의 카드를 집 안 선반에 놓아두고 수시로 사용하면서 자녀 학원비 및 피트니스센터 비용 등 사적 용도로 9천여만원 가량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수의 백화점 상품권도 법인카드로 사들였다. 앞서 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에스)는 “형은 윤정수, 박경림 등 박수홍과 친한 사람들에게 생일 선물하기 위해 해당 상품권들을 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선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2013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199회에 걸쳐 박씨가 근무하지도 않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19억661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검찰은 박씨가 지난 2011~2021년 사이 아내 이씨와 공모하거나 단독으로 횡령한 금액이 61억7천만원에 달한다고 봤다. 형은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아내 이씨는 불구속기소됐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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