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인생, 무섭기도"…'유퀴즈' 진선규, 그네 아저씨→청룡의 남자가 되기까지[SC리뷰]

조지영 2022. 10. 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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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동네의 그네 아저씨에서 '범죄도시'로 청룡의 남자가 됐다. 고진감래의 인간화 배우 진선규가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은 다짐으로 안방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특집으로 진행, 반전의 성공기를 그린 진선규가 출연해 입담을 드러냈다.

이날 진선규는 2004년 극단에 들어가 연기 생활을 시작한 이후 13년간 무명 생활을 버틴 과정과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로 성공 궤도에 안착한 사연을 모두 털어놨다.

무명 시절을 떠올린 진선규는 "'범죄도시' 전부터 아이랑 놀이터에 가면 동네 어머니들이 '저 아빠는 일을 안 하시나봐'라고 수근댔다. 아이의 그네를 밀어주고 있으면 애들이 졸졸졸 와서 자기도 밀어달라 한다. 그래서 동네에 '그네 아저씨'로 불렸다. 다른 어머니들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내가 아이들의 그네를 밀어주면서 돌봐주니까 '있으니까 편하긴 하네'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진선규는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청룡영화상 수상 순간의 감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범죄도시'에서 극악무도한 조선족을 연기해 제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선규는 그해 최고의 '핫 스타'로 거듭났다. 수상 호명 당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눈물을 쏟아냈고 이어 손등으로 연신 눈물을 닦으며 "나는 조선족, 중국에서 온 사람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며 그동안의 오해를 해명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진선규는 "내가 청룡영화상에서 수상할 당시 대학로가 들썩였다고 하더라. 후배들 말을 들어보면 극단 식구 뿐만 아니라 대학로에 '와'라는 소리가 퍼졌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범죄도시' 이후 많은 분이 알아봐주고 물질적인 부분도 나아졌다. 물건을 살 때 아내와 가격을 안 보고 고르기도 하고 후배들에게 무언가를 사줄 수도 있다. 지금도 그렇게 유지할 수 있어 좋다"고 소확행을 전하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 수상소감을 못 봤다. 이상하게 부끄럽더라. 보통 상을 받은 배우들은 조리 있는 소감을 멋있게 준비하던데 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물론 하루 아침에 달라진 입지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는 진선규는 "실제로 수상 이후 시선도 달라지고 스스로도 달라져있는 모습이 무섭더라. 그런데 수상 당시 아내가 나를 안아주며 귓속말로 '정신차려'라는 말을 해줬다. 아내도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했지만 '이제부터 잘 해야돼'라며 말을 해줬다. 청룡영화상을 받았던 순간 모든 고생이 보답되고 보상이됐다"고 아내이자 동료 배우이기도 한 박보경의 톡 쏘는 매력을 전했다.

본격적으로 아내 박보경의 이야기가 이어지자 진선규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졸업 후 극단에서 공연을 함께 하면서 연인으로 발전, 결혼까지 이어진 연극계 공식 원앙 커플이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는 진선규는 "돈이 없는 상태로 결혼해서 카드도 끊기고 집에 쌀이 떨어지기도 했다. 쌀통에 쌀이 없는데 쌀을 살 돈이 없는 순간 가장으로서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싶었다.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괜찮다' '친구한테 쌀 좀 달라고 하자'며 덤덤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보다 훨씬 더 대인배다"며 "돈이 없어서 200만원을 은행에 빌리러 갔는데 카드가 연체 돼 그마저도 돈을 빌리지 못했다. 그때 많이 울었다. 내가 가장이 됐는데 한 사람을 책임 못 지고 있구나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런데 아내는 이런 내게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그 덤덤함 덕분에 쓸쓸함도 있었지만 미래지향적인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고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동시에 전했다.

진선규의 한결같은 초심은 지금이나 5년 전 수상 때나 변치 않았다. 앞서 진선규는 '범죄도시' 히트 이후 차기작인 '극한직업'(19, 이병헌 감독) 인터뷰에서 스포츠조선을 통해 "나 자신 자체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주위 분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 같다. '범죄도시'로 수상을 하게 됐는데 특히 수상소감이 많은 분께 다른 모습으로 보인 것 같다. 나의 원래 모습이 보여진 것 같아 그걸 또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수상 소감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원래 내 모습대로 내 몫을 잘 해내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지금도 지하철 타고 다니고 간혹 알아봐 주시는 분이 있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인사를 드린다. 인기가 많아져서 신경이 쓰이거나 그렇지는 않다. 스케줄 아니면 대중교통을 타면서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다. 실제로 머리가 짧을 때는 대중이 많이 알아봐 주셨는데 머리가 긴 뒤에는 잘 못 알아본다"고 겸손을 보였다.

그는 "청룡영화상 이후 연달아 네 작품에 참여했다.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와 정말 상황이 달라졌다. 그리고 집에서 쓸 돈이 조금 여유가 생기고,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종종 맛있는 걸 사줄 수 있는 형편이 됐다. 집을 사고 재테크, 투자하지는 않았다. 그저 아내, 자식들과 쓸 돈이 생겼고 후배들에게 밥 한 두 번 사줄 수 있는 여유가 됐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진선규다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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