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파시즘 후예' 집권한 이탈리아, 곳곳에 무솔리니 흔적

신창용 2022. 10.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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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솔리니는 좋은 정치인이었습니다. 그가 한 모든 것은 이탈리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새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과거 10대 시절에 한 말입니다.

무솔리니는 과거 이탈리아의 민주주의를 산산이 조각낸 파시스트 독재자였고, 이탈리아가 2차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군인이었습니다.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가 독재의 길을 열었던 1922년 '로마 진군' 이후 정확히 100년이 되는 올해 그의 후예가 이탈리아의 집권 세력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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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10월 28일 로마로 진군한 무솔리니. 사진 가운데에서 넥타이를 맨 채 허리에 양손을 얹고 있는 남자가 무솔리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무솔리니는 좋은 정치인이었습니다. 그가 한 모든 것은 이탈리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새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과거 10대 시절에 한 말입니다.

총리에 이은 이탈리아 내 권력 서열 2위인 이냐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은 무솔리니 숭배자로 통합니다.

멜로니 총리와 라 루사 상원의장은 2012년 이탈리아형제들(FdI)을 함께 창당했습니다. FdI의 전신은 바로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PNF)입니다.

로마 거리에 새겨진 무솔리니의 별칭인 두체((Il Duce·지도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무솔리니는 과거 이탈리아의 민주주의를 산산이 조각낸 파시스트 독재자였고, 이탈리아가 2차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군인이었습니다.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가 독재의 길을 열었던 1922년 '로마 진군' 이후 정확히 100년이 되는 올해 그의 후예가 이탈리아의 집권 세력이 된 것입니다.

과거는 윤색된다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 답은 바로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날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치 잔재를 청산한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는 무솔리니와 파시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로마에 있는 오벨리스크에 새겨진 무솔리니 이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올림픽 스타디움 바깥에 있는 오벨리스크에 무솔리니의 이름이 여전히 선명하게 새겨진 것이 대표적입니다.

로마의 스포츠 복합단지인 '포로 이탈리아'의 일부인 이 오벨리스크는 높이 36m에 달하는 명물로 통합니다.

'사격형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에우르의 건물 치빌타. 상단에 무솔리니 어록이 새겨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남부 외곽의 에우르의 대표적 건물 치빌타도 파시스트 시대의 유산입니다.

'사격형 콜로세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이 건물의 맨 위에는 무솔리니의 어록이 새겨져 있습니다.

파시스트 정권을 기념하는 거리명은 여전히 그대로고, 거리에 새겨진 두체(Il Duce·지도자) 글자도 아직 선명합니다.

로마 스포츠 복합단지 '포로 이탈리아'에 세워진 파시즘 조각상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유럽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분노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으로 확장됐지만, 이탈리아에선 이같은 운동이 표면화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청사에 걸린 무솔리니 사진(상단 가운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엔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청사에 무솔리니의 사진이 걸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 끝에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방장관실에는, 그리고 심지어 총리실에도 여전히 무솔리니의 사진이 걸려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과거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다 보니 파시스트 추종자들은 양지에서 활동해왔고, 일약 집권 세력으로 올라섰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데, 과연 무솔리니의 유령을 소환한 이탈리아의 미래는 어떨까요.

일단 멜로니 총리는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라며 파시즘 부활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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