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스 ‘주보’ 매출 성장에 웃는 메디톡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명 주보)의 미국 판매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판매 협력사인 에볼루스가 올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메디톡스가 받게될 기술사용료(로열티)도 관심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북미 유럽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에 대한 판권을 가진 미국 기업이다.
에볼루스가 판매하는 제품은 나보타가 유일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판매 중이다. 에볼루스의 작년 매출은 9970만달러(1425억원)로 전년 대비 76% 급증했다. 올 2분기 매출은 작년 2분기 대비 42% 증가한 3720만달러(532억원)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은 내달 7일(미국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나보타의 미국 판매 증가는 관세청 수출데이터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미국 수출은 649억80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22.2% 증가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나보타뿐이다.
에볼루스, 메디톡스에 2032년까지 로열티 지급
에볼루스의 판매 증가는 메디톡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에볼루스가 메디톡스에 나보타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2019년 보툴리눔 톡신 제조와 관련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이후 2021년 2월 에볼루스는 메디톡스 및 엘러간과 합의했다.
에볼루스는 나보타 영업을 지속하는 대신 합의금 3500만달러와 기간에 따라 달리 책정된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다. 합의금은 내년 2월에 지급할 500만달러(약 71억원)가 남아 있다.
합의에 따르면 에볼루스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9월 16일까지 21개월 간 주보의 미국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엘러간과 메디톡스에 지급했다. 이후 2032년 9월까지의 로열티는 메디톡스에만 지불한다. 미국 및 미국 외 주보 매출에 대한 한자릿수 중반의 로열티를 지급키로 했다.
유럽 출시 및 치료용 톡신 상업화도 기대
메디톡스가 지난 8월 공시한 반기보고서의 기타매출을 보면 나보타 판매에 대한 로열티 규모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기타매출에는 기술수출료, 용역 계약, 임대 수입 등이 포함된다. 임대 수입 등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변하기 힘든 만큼, 합의 이후 늘어난 금액을 로열티로 해석할 수 있다.
메디톡스의 기타매출은 합의 전인 2018년(제19기)과 2019년(제20기)에 각각 104억7299만원과 141억6808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제21기)은 214억3895만원이었다. 작년(제22기)에는 기타매출이 665억2218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다만 작년 3분기에는 엘러간과의 기술수출 계약 종료로 기존에 분할 인식했던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중 약 350억원을 일시 반영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임대 수입 등이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일시 반영된 마일스톤을 제외하면 로열티를 받기 시작한 2021년의 기타매출 전년 대비 순증 금액은 약 10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타매출은 153억5587만원으로 합의 전인 2020년 상반기 기타매출 97억원과 비교하면 약 56억원이 순증했다. 연간 환산 시 110억원 규모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와의 합의 후 2년 간 연 100억원의 수준의 로열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볼루스가 메디톡스에 지급하는 로열티의 비율은 앞선 21개월과 달라진다. 비율 축소 가능성이 있지만, 에볼루스 매출의 증가세로 로열티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출시 국가 확대로 인한 추가적인 로열티 유입도 기대된다. 에볼루스는 지난 4일 나보타를 '누시바'라는 제품명으로 영국에서 출시했다. 내년에 다른 유럽 국가 및 호주에서 누시바를 출시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로열티도 받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협력사인 이온바이오파마와도 합의했다. 주식 등의 합의금 및 상업화 이후 15년 간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이온은 상업화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경추 근긴장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2상의 긍정적인 주요 결과(톱라인)을 발표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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