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의 목소리에 주목한 청년들…창작그룹 '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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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건물이 사람처럼 말을 한다.
천변우로 415는 80년 당시 광주적십자병원이 위치했던 곳으로 5·18 사적지 제11호로 등록돼 있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건물'을 의인화해 새로운 답사 프로그램을 기획한 청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오월길 답사 프로그램인 '콘크리트 보이스'를 기획한 창작그룹 모이즈(MOIZ) 팀이 5·18의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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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천변우로 415'는 사라져선 안돼, 기억은 남아야지. 나는 사적지가 아니고 부동산에 헐릴 거지만, 천변우로 갸는 절대 안되지. 부동산 가치가 없다고? 당신들 기억의 가치는 얼만디?" (작품 속 한 건물의 대사)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건물이 사람처럼 말을 한다. '천변우로 415'에 대한 얘기다.
천변우로 415는 80년 당시 광주적십자병원이 위치했던 곳으로 5·18 사적지 제11호로 등록돼 있다.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시민들이 모여 헌혈을 했던 곳이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건물'을 의인화해 새로운 답사 프로그램을 기획한 청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오월길 답사 프로그램인 '콘크리트 보이스'를 기획한 창작그룹 모이즈(MOIZ) 팀이 5·18의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있다.
창작그룹 모이즈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2030 문화 예술인들로 구성됐다. 홍보와 시각 디자인을 담당하는 문다은씨(27)를 비롯해 연출 담당 도민주씨(28)와 시노그라퍼(무대 디자인 등) 양채은씨(24) 등 3인을 주축으로 한다.
'우리의 틀을 직접 만든다'는 모토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적합한 틀'에 맞춰 하기 위해 고민한다. 광주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되 전세대와 전 지역을 아우른다.
그동안 5·18 사적지의 활용방안과 가치 평가 기준에 관심을 두고 활동했다. 공론장을 만들어 토론하고, 다큐멘터리 연극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는 '건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콘크리트 보이스'를 기획했다.
천변우로 415(옛 적십자병원)와 전일빌딩, 금남지하상가 등 광주 금남로 거리를 기억하는 건물들을 직접 선정하고 대본을 구성했다.
직접 배우들을 섭외해 '건물의 목소리'를 녹음하게 하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5·18기념재단,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완성시켰다.
80분 짜리 공연인 '콘크리트 보이스'에서 관람객들은 '의뢰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미션을 수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준비된 헤드셋을 차고 광주의 거리를 걸으면 평소 소음에 둘러싸였던 거리에서 건물들이 말을 건넨다.
이들이 공연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광주를 살아가는 세대의 고민'이다. 도시 발전이라는 이유 하에 곧 개발될 지역에서 5·18 사적지를 어떻게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지 관람객 스스로가 고민하게 만든다.
모이즈 팀원 문다은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현대사에 나오는 공간들은 잘 보존되지 않는 것 같다. 다른 건물들과 어우러져 있어서 필요가 없게 느껴지거나 없어도 될 것처럼 보이지 않냐"며 "시민들이 '사적지가 정말 필요있을까', '가치있는 것일까' 고민해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 도청이나 분수대, 전일빌딩처럼 도심 중앙에 있는 사적지들은 인간의 '선택'을 받아서 보존되거나 복원하는데 그곳에서 조금만 벗어난 사적지들은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프로젝트의 연장은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구체적인 지원, 제도 개선에 달려있다고도 강조했다.
지난주 종료된 '콘크리트 보이스'의 첫번째 이야기는 5·18기념재단의 지원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22 예술인파견지원-예술로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모이즈가 청년 예술인들로만 구성된 단체인 만큼 프로그램을 만들 때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문다은씨는 "지난 주 종료한 '콘크리트 보이스'의 첫번째 프로젝트에서 관람객들의 이름은 '의뢰인1'이다. '의뢰인2, 3…' 등 계속 후속편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관심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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