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도 많은데”…택시비 인상에 서울 출퇴근 경기도민 '불만'

거리두기 해제 따른 회식·야근 많아 심야택시 이용 증가
고물가 상황에서 택시요금마저 올라 비용 부담 커져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내년 2월부터 서울시의 택시 기본요금이 인상되는 가운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회식과 야근이 많아지면서 심야시간 택시 이용이 늘었지만, 고물가 속 택시비마저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27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택시 기본요금이 내년 2월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된다. 기본 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어든다.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올린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앞서 12월부턴 심야할증 적용시간도 확대된다. 심야할증이 기존 ‘밤 12시~익일 오전 4시’에서 ‘오후 10시~익일 오전 4시’로 늘어난다. 현재 20%인 심야 할증률도 피크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엔 40%까지 적용된다. 피크시간대 기본요금이 현재 4600원에서 5300원까지 오르는 것이다.

경기도민들은 택시요금 인상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회식과 야근이 늘어남에 따라 심야시간 택시를 이용해 귀가해야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잠실로 출퇴근하는 선모씨(31·남양주)는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데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아 보통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며 “지금도 교통비 부담이 상당한데 택시비까지 오른다니 걱정이 크다. 차라리 모텔을 잡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보험설계사 이지은씨(29·의정부)는 “업무 특성상 서울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경우가 많은데 대중교통 이용에는 한계가 있어 주로 택시를 탄다”며 “고물가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택시비까지 올려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원에 사는 장태민씨(32)는 “서울시가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통해 택시대란을 해소하겠다며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법인택시 사납금 제도 등 내부적 문제가 더 크지 않느냐”며 “택시업계의 수익구조를 개선해야지 이 같은 요금 인상은 시민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상은 경기도 택시요금 상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정책 협의를 통해 같은 금액 또는 비슷한 수준으로 택시요금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는 내년 초 택시요금 조정 연구용역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기본요금 인상폭을 확정할 방침인데 서울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서울시 인상 시기에 맞춰 경기도도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워낙 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데다 경기도민의 경우 서울 출퇴근 비율이 높아 비용 부담이 큰데 서울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을 책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