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 이준익 감독 “보고나면 포만감 드는 세이빙 타임 작품 됐으면”

유지혜 기자 2022. 10.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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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험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거라 믿었어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63)이 1993년 연출 데뷔 29년 만에 전혀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데뷔작인 '키드캅'을 비롯해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동주' 등 14편의 장편영화만 연출해온 그는 "이왕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싶었다"고 돌이켰다.

이 감독은 "그게 삶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집어든 이유"라면서 "보고 나면 포만감이 드는 '세이빙 타임' 작품이 되길 바랐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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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시리즈 ‘욘더’ 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 이후 다시 쓴 시나리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욘더’ 나왔죠
스펙터클한 SF와 거리먼 드라마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고민 담아
내년엔 미국 등 해외시장에 공개
계속 생각 되는 작품 만들고싶어”
‘굿바이! 러닝 타임’ 장편 영화 연출만 해오던 이준익 감독이 ‘욘더’를 통해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계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티빙
“새 경험이 새로운 길을 열어줄 거라 믿었어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63)이 1993년 연출 데뷔 29년 만에 전혀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14일 세상에 내놓으며 드라마 연출이라는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죽은 아내(한지민)의 기억이 저장된 공간 ‘욘더’로 향하는 남자(신하균)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짚는 작품이다.

데뷔작인 ‘키드캅’을 비롯해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동주’ 등 14편의 장편영화만 연출해온 그는 “이왕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싶었다”고 돌이켰다. 결심은 편당 30분 남짓 길이 6부작 ‘미드 폼’ 드라마로 이어졌다. 25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처음으로 런닝 타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로웠다. 다양한 형태가 시청자의 상상을 넓힌다는 확신도 얻었다”며 미소 지었다.

●“11년 만에 꺼내든 이야기”

드라마는 2011년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출간 당시 신선한 소재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영상으로 옮기기까지 11년이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7∼8년 전쯤 한 번 시나리오를 썼어요. 그땐 화려한 SF 판타지물이었는데 쓰고 보니 ‘와, 망하겠다’ 싶더라고요. 하하! 책을 다시 꺼내든 건 지난해 ‘자산어보’를 찍고 난 직후예요. 사극에서 잠시 멀어지자는 생각에서였죠. 지금이야말로 이 이야기를 다룰 수 있겠다는 직감도 들었고요. 그렇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욘더’가 나오게 됐어요.”

세월이 지날수록 “아름다운 이별”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도 담아냈다고 돌아본다. 그는 “나이 예순이 넘으면서 남은 삶과 그 이후를, ‘그땐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나?’라는 생각을 자주 떠올린다”며 “그런 변화가 드라마에 녹아들었다”고 자부했다.

“SF장르라고 하면 주로 엄청난 제작비와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떠올리죠. 그런 기대와는 거리가 먼 드라마예요. 가상현실(버추얼 리얼리티), 가상세계(메타버스) 등을 다루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담는 데 중점을 뒀죠. 아쉽게도 아직 시청자 반응을 확 느끼진 못했어요. 좋은 말은 스태프의 위안으로, 부정적인 말은 저의 보약으로 남기려고요.”

●“포만감 주는 작품 만들고파”

이 감독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파라마운트+를 통해서도 ‘욘더’를 미국 등 해외에 공개한다. 여러 편의 흥행작을 만들어온 그도 “‘적어도 망신만은 당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부족한 게 있다면 다음에 채우자는 생각”이라며 웃었다.

“최근 OTT로 인해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를 폭넓게 봤어요. 그러면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졌죠. 소위 ‘킬링 타임 무비’라 부르는 블록버스터는 분명 흥미롭고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지만, 그것만 나오면 피로가 쌓이지 않겠어요? 결국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해요.”

이 감독은 “그게 삶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집어든 이유”라면서 “보고 나면 포만감이 드는 ‘세이빙 타임’ 작품이 되길 바랐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비로소 이야기가 시작한다잖아요. 앞으로도 관객이나 시청자가 영상을 다 본 후에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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