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도 못한 ‘블랙아담’…미국선 웃고, 한국선 울고

이승미 기자 2022. 10.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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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DC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아담'이 박스오피스 1위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국내 관객에게는 낯선 히어로를 내세운 영화가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면서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극장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나타나고 있다.

블랙 아담은 미국서 원작 만화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도 사랑 받는 DC코믹스의 안티히어로이지만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낯선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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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경쟁작 없는데도 관객 저조
북미선 나흘간 1021억원 흥행몰이
“국내 인지도 낮은 히어로 캐릭터 탓”
영화 ‘블랙 아담’이 할리우드 스타 드웨인 존슨의 화려한 액션을 내세웠음에도 주인공 캐릭터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국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북미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DC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아담’이 박스오피스 1위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국내 관객에게는 낯선 히어로를 내세운 영화가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면서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극장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나타나고 있다.

2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일 개봉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블랙 아담’은 전날까지 2만6562명을 모았다. 개봉 5주차를 맞이한 2위 ‘인생은 아름다워’와 불과 1만3000여 명 차이다. 전일 대비 관객수가 6.9% 상승한 ‘인생은 아름다워’와 달리 8만2825만 명보다 10.6%나 감소했다.

이날 개봉하는 한국영화 ‘리멤버’·‘자백’에 예매율까지 큰 차이로 밀리고 있어 ‘블랙 아담’의 박스오피스 1위는 ‘일주일 천하’로 끝날 전망이다.

앞서 경쟁작 없이 개봉해 ‘관객 독식’을 기대했으나 첫날에도 6만7532명을 모으는데 그치며 실망을 안겼다. 이는 ‘버즈 오브 프레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어 DC스튜디오 영화 중 3번째로 낮은 오프닝 스코어다. 두 영화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극장이 정상운영되기 전 개봉한 영화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실망스러운 수치다.

반면 북미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국보다 이틀 늦은 21일 개봉해 24일까지 4일간 7150만 달러(약 1021억54000만 원)를 벌었다. 첫 주 흥행 수익은 6700만 달러로 타이틀롤을 맡은 드웨인 존슨이 단독 주연한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이자 역대 10월 개봉작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익이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팝콘 지수’(일반 관객 평점)가 90%를 기록 중이다.

국내 흥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에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매우 낮은 히어로 캐릭터로 꼽힌다. 블랙 아담은 미국서 원작 만화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도 사랑 받는 DC코믹스의 안티히어로이지만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낯선 캐릭터다. 여러 설정 면에서 DC 히어로 중 샤잠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샤잠을 내세운 2019년 ‘샤잠!’ 역시 감염증 사태 이전인 4월 개봉했음에도 누적관객 65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까지 높아진 생황에서 대중적이지 못한 히어로가 침체기 극장에서 힘을 발휘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25일까지 10월 관객수는 515만 명으로 감염증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188만 명)의 2분의 1도 되지 못하는 수치다. 토요일·일요일 주말에도 일일 관객이 3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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