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작가 "물가 반영한 20억, 꼭 김고은 어깨에 얹어주고 싶었다"[SS인터뷰]
이 대사를 두고 시청자들은 열띤 토론을 펼쳤다. 어떤 이는 ‘가난 혐오를 부추긴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애써 외면한 진실을 정확히 짚어내면 불편하기 마련이다. 오인주의 말을 듣고 가슴이 저릿해져 눈물을 흘린 이 역시 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래도록 가난을 지나온 사람이 아니면 떠올릴 수 없는 대사’라는 반응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은 아씨들’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는 대학생 시절 친구와 살았던 집을 세 자매가 사는 집의 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대학교 다닐 때 친구랑 같이 살았던 집이 모델이었다. 그 집도 샤워하려면 몸을 굽혀야 했고, 개미 다니는 길이 있었다. 그리고 방충망이 없었다. 여름에는 불을 안 켜놓고 살았다.”
자기 방식대로 가난에 잠식당하지 않고 당당히 두 발을 땅에 딛고 선 세 자매와 어릴 적 정 작가는 닮아 있었다. “그 집에서 늘 행복했던 기억만 있다. 한 번도 나중에 돈을 많이 벌 거라는 생각 같은 건 해보지 않았다. 근데 그런 미래가 어둡게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는 이렇게 살게 되겠지’ 하는 느낌이었다. 극 초반 가난에 대한 묘사들이 올드하고 낭만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너무 회고적인 가난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작은 아씨들’은 하이퍼리얼리즘에 판타지를 곁들인 드라마다. 고졸 출신 경리에 이혼녀인 오인주, 불행한 사람들이 더 불행해진 현장을 취재할 때 눈물을 참지 못하는 오인경(남지현 분), 돈이 없어서 남들 다 가는 수학여행을 덤덤하게 포기하는 오인혜(박지후 분)는 현실이다. 이들이 원령가의 700억원과 엮이고, 결국 꿈도 이루고 거액을 손에 쥐는 결말은 환상이다.
정 작가는 700억원의 종착점을 장고했다고 털어놨다.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으려면 그 돈은 원령산업의 대주주인 박효린(전채은 분)이 다 가져야 했다. “가장 안전한 결말은 이 돈을 사법 처리하는 것이었다. 변호사님께 자문도 드렸다. 그런데 사법 처리가 되면 그 돈이 회사로 돌아간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돈이 돌아가야 될 곳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시발점에서 가장 먼 곳으로 보내고 싶어서 세 자매 중 가장 어린 친구에게 보내봤다. 관습적인 부담을 떨치고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비자금 700억원은 현재 물가를 고려해 책정됐다. “3년 전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는 아파트 한 채를 10억으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비자금을 300억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20억으로도 아파트를 살 수가 없더라. 그래서 고심 끝에 20억으로 올렸고, 비자금 액수도 조금 높여봤다. 그리고 캐리어에 넣을 수 있는 최대치를 감안했다.”
주인공을 여성으로, 더 나아가 세 자매로 둔 배경을 추측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일각에서는 오인주를 시민으로, 오인경을 언론으로, 오인혜를 예술로 치환해 작품을 이해했다. 정 작가는 “어떻게 보면 세 자매가 한 인간의 다른 면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문학 작품에서 자매나 형제를 주로 세 명으로 설정한다. 이건 마음의 세 부분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속에서 싸우기도 하고 연합하기도 하고, 그런 부분이 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성들을 살려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자매들이 각각 10대, 20대, 30대다. 우리가 조금씩 그런 시기를 겪고 오지 않았나 싶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똑똑하진 않지만 본질을 바라보고, 욕심에 취약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인주. 세상에 중요한 정보를 다루고 싶어하고 참여하려고 하는 인경이. 인혜는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내가 10대 때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도 그걸 감사해한다거나 돌려주지 못했었구나 했다.”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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