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배우로서 변화 줄 시기" '고속도로 가족' 정일우, 노숙자 파격 변신[종합]

▲ 고속도로 가족 언론시사회. ⓒ강효진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관객들에게 색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감독 이상문) 언론시사회가 2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상문 감독과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참석했다.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상문 감독은 "삶을 여행처럼 살고 싶은데 세상 살면서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다. 그게 이 영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대본을 받아보고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한 듯 흘러가는 아주 일상적인 신들 속에 마치 물 밑에 소용돌이가 치는 느낌을 받았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쾌히 하겠다고 얘기했던 것 같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정일우는 "제가 영화를 찍은 지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저는 영화를 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오랜만에 다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그러던 중 '고속도로 가족'이란 작품을 보고 기우가 가진 캐릭터 힘이 굉장히 강하구나. 어렵고 힘들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했다"고 말했다.

김슬기는 "저는 처음에 대본 받고 저에게 들어온 것이 맞냐고 물어볼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 가장 과묵한 역할이지 않았나. 대본 상에는 지숙이 대사도 많이 없다. 저는 이 영화에서 그냥 존재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백현진은 "살면서, 작업하면서, 남들과 협업할 때 작업을 함께할 작품을 선택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름'이다. 이게 얼마나 내가 경험했던 것과 다른 것인가가 기준이 된다. '고속도로 가족'은 시나리오 봤는데 일단 다르다는 느낌을 가졌다. 배우로서 제 생각만 하면 '잘 걸렸다 이거. 나 이런 거 해야하는데' 싶어 결정했다"고 말했다.

▲ 고속도로 가족 언론시사회. ⓒ강효진 기자

라미란은 "제 평소 호흡과 맞는 역할이라 편안했다. 무엇을 꾸며내지 않아도 돼서 부담없이, 가구점 운영하는 영선이란 인물로 잠깐 살고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작품에 대해 다른 것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어 "관객 분들이 보시는 분들 마다 공감대가 다를텐데, 생각할 거리가 있으면 좋겠다. 저도 부산에서 영화를 보고 이 가족들의 이야기를보면서 그냥 잡다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까지의 생각도 했다. 여러 사회적 문제들도 있지만, 그냥 제가 살아가는 입장에서, 제 자리에서 많이 생각을 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러게 되더라. 보시는 분들마다 다를 것이다. 무엇을 생각하든 곱씹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일우는 "기우란 캐릭터가 저와는 다른 친구여서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면서 아픔과 힘듦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가 뭔가 행동을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텐데, 그런 것이 저도 납득이 되게 하려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가 기우란 캐릭터를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저도 30대 중반이 되고 배우로서 변화를 줘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시기에 기우를 만났다. 저 자신도 굉장히 변화하고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출연 결심 이유를 밝혔다.

이어 "부산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하며 받았던 질문이다. '정일우 씨 맞냐, 전작에선 멀쩡하게 나오더니 왜 노숙자로 나오냐'는 말씀을 해주시더라. 저는 그런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감사하고, 정말 이 작품 하길 잘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일우는 "저는 영화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 정말 라미란 선배님과 백현진 선배님은 다른 차원의 연기를 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제가 굉장히 아쉬운 점도 많이 보이고, 다시 촬영을 할 수 있다면, 좀 더 좋은 컨디션에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사실 기우도 영화에서 보면 혼자만의 싸움을 계속 한다. 제가 두 분과 연기할 수 있는 신이 더 많았다면 느끼면서 연기 했을텐데 싶었다. 노숙자 역할은 나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 \'고속도로 가족\' 포스터. 제공| CJ CGV

이상문 감독은 이번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이 영화를 걱정과 두려움으로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걸 대표하는 캐릭터가 기우랑 지숙 가족이다. 영숙이 그 가족을 연민과 사랑으로 안아주는 지점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이 가족을 안아줄 수 있는지 관객 분들에게 질문하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일우는 "저도 두 번 봤다. 어떤 인물을 따라가느냐에 따라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인 것 같다"고 전했고, 라미란은 "영화 자체가 쉽고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영화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너무 어렵게 다가오진 않으셔도 될 것 같다. 편하게 보시고 느껴지는대로 느끼시면 된다. 재밌는 부분도 있다. 너무 어렵게 접근을 안 해도 된다. 편하게 많이 보러 와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더불어 이상문 감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에 대한 영화다. 연민에 대한 영화다. 그런 마음들이 관객 분들의 마음에 닿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고속도로 가족'은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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