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천기누설 “푸틴·시진핑 놀랄 핵 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10. 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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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트럼프 인터뷰 오디오북으로 다시 주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에게 말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들어본 적도 없는 신형 미국 핵무기’의 존재가 재조명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드워드 기자에게 “이 나라의 누구도 가져본 적 없는 무기 체계를 구축했다”면서 신형 핵무기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의 동의하에 한 인터뷰 녹음을 편집해 만든 오디오북 ‘더 트럼프 테이프스(The Trump Tapes)’를 24일(현지 시각) 출간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공격 예측,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맞물려 이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11월 26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공격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오디오북 ‘더 트럼프 테이프스’가 지난 24일 출간되면서 “이 나라의 누구도 가져본 적 없는 무기 체계를 구축했다”는 그의 2019년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AFP 연합뉴스

트럼프가 처음 신형 핵무기를 언급한 것은 2019년 12월 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다. 그는 우드워드와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인터뷰를 하다가 문제의 발언을 했다. 우드워드가 “만약 그(김정은)가 대륙간탄도미사일 중 하나를 발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트럼프는 “쏘면 쏘는 거지. (그러면) 김정은은 커다란 문제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불쑥 “나는 이 나라의 그 누구도 가져본 적 없는 무기 체계(a weapons system)를 구축했다”라는 말을 꺼냈다. 이어 “우리는 푸틴이나 시(진핑)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을 갖고 있다”라고 자랑하듯 말했다.

우드워드는 2020년 9월 트럼프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발간한 책 ‘격노(Rage)’에 트럼프의 이 발언을 소개했다. 또 트럼프가 2020년 1월 20일 자신에게 예고 없이 전화를 걸었을 때도 신형 핵무기 얘기를 하며 “내게는 그토록 강력한 무기가 있다. 그것들은 너무 강력해서 당신이 믿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고 썼다.

우드워드는 트럼프의 이 발언을 검증하기 위해 별도의 취재를 했다. 우드워드는 자신의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이후 몇몇 소식통으로부터 미군이 기밀 신무기 체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받았지만, 아무도 세부 사항을 알려주려 하지 않았고 트럼프가 그것을 밝혔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라고 썼다. “푸틴이나 시진핑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무기 체계를 미국이 갖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결코 허풍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0년 9월 ‘격노’ 발간 당시 트럼프는 도대체 그 신무기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당신을 포함해 아무도 모르는 (무기) 체계들이 있다”라며 “그 정도만 해두는 것이 좋겠다”라고 답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당시 “트럼프의 말 때문에 무기 전문가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며 “일부는 저위력 핵탄두 W76-2를 언급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W76-2는 미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한 소형 저위력 핵탄두로 2020년 2월 트라이던트2 D-5 미사일에 실려 실전 배치됐다. 폴리티코는 “W76-2의 존재는 비밀이 아니었지만 첫 배치 시점은 비밀이었다”라며 “우드워드의 인터뷰는 2019년 12월 5일이었고 첫 W76-2 배치는 2020년 2월 4일 공식 발표됐다”라고 했다. W76-2는 2020년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대표적인 핵무기 현대화 사례로 꼽은 저위력 고성능 핵무기다. 이는 불필요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쪽집게 타격(surgical strike)’에 적합해 북한 지휘부의 지하벙커를 포함,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미 개발 사실이 알려진 저위력 핵탄두를 “이 나라의 그 누구도 가져본 적 없는 무기 체계”라고 말했을 리가 없다는 반론도 많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러시아나 중국에 다소 뒤진 미국이 완전히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우드워드는 이번 신간에서 “트럼프가 무엇에 대해 얘기한 것인지 결론을 확고히 내릴 수 없었다”고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국 매체들은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8월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을 수색하며 압수한 것으로 알려진 ‘핵무기 관련 기밀 자료’가 공개된 적 없는 신무기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우드워드가 공개한 녹음에 따르면 트럼프는 남·북한을 “똑같이 아주 스마트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김정은을 “자신만만한 사람(tough cookie)”이라고 부르면서 ”(정세가) 불안한 곳의 사람들은 아주 똑똑하다. 한국과 똑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우선 우리한테 20억 달러를 달라’고 말했더니 ‘아니, 아니, 아니’ 그러더라. 그들(한국인)은 아주 협상하기 어렵다(tough).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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