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중 급성장… ‘인디게임’에 돈 몰린다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당근과 배추를 썰어 수프를 만들어 팔고 중간중간 꽃밭과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임이다. 일명 ‘방치형 게임’으로도 불릴 정도로 심심한 게임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게임은 5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올 들어 누적 다운로드 23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개발자 혼자서 제작한 ‘고양이와 스프’가 인기를 얻자 게임업체인 네오위즈는 200억원을 들여 이 게임을 만든 1인 제작사를 사들였다. 네오위즈는 이 게임의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해 고양이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NFT(대체 불가능 토큰)도 발행했다.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와 같은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인디게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디게임은 소규모 개발사나 개인이 만든 게임으로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창의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인디영화, 인디음악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매니아 층만 있었던 인디게임이 최근 대중적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생기고 IP가 중요해지자 대형 개발사에서 인디게임 확보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 기간 중 급성장한 인디게임
대형 게임사들은 최근 인디게임 투자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센터는 오는 12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인디게임 페스티벌인 ‘버닝비버 2022′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디게임 전시를 비롯해 콘퍼런스, 비즈니스 매칭, 문화 체험 행사를 열어 창작자, 종사자, 이용자가 다 모이는 행사로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 유통·판매 플랫폼인 ‘스토브인디’도 선보였다.
네오위즈가 지난 8월 개최한 ‘방구석 인디게임쇼’에는 185개의 국내 게임 개발사와 30개의 해외 인디게임이 참가했다. 이용자들이 인디게임을 직접 체험하고, 최신 게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자리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총 260억원 규모의 ‘같이가자 카카오게임즈 상생펀드’를 만들어 국내 인디게임 개발사를 지원하고 있다. 넷마블도 인디게임 행사 ‘인디크래프트’를 지원한다.
이는 코로나 기간 중 인디게임이 급성장하면서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폐막한 ‘도쿄게임쇼 2022′에서도 코로나 이전과 달리, 인디게임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었다. ‘샴블즈’, ‘칼파’, ‘데저트드라이버’, ‘메트로블로썸’, ‘비트더비트’, ‘외톨이’ 등 국내 개발사의 인디게임을 포함해 총 81개의 인디게임이 출품됐다.
해외에서도 인디게임은 인기를 끌고 있다. 3명으로 구성된 미국 소규모 개발사 이너슬로스가 2018년 모바일과 PC로 출시한 인디게임 ‘어몽어스’가 대표적이다. 영국 소형 개임 개발사가 만든 인디게임 ‘폴가이즈’도 2020년 출시와 동시에 흥행했다. 그러자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미디어토닉을 인수해 폴가이즈 IP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양해진 게이머 취향도 영향
게임 업계에선 “기존 게임 장르가 성장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디게임은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인디게임 스튜디오 증가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게임 이용자들이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1인칭 슈팅(FPS) 게임 등 주류 게임에서 벗어나 신선한 인디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 내 소액 결제 시스템 및 확률형 아이템 등 비즈니스 모델에 치중하는 주류 게임 시장에 이용자들이 염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스팀’처럼 다양한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의 존재도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게임 플랫폼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 앱마켓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도 다양한 상품을 갖추기 위해 인디 개발자 지원 정책과 플랫폼 수수료 감면으로 인디게임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스팀에서 출시된 인디게임은 2019년 8000개에서 지난해 1만1773개로 2년 만에 4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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