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전쟁 훈련 통보…바이든 “전술핵 쓰면 심각한 실수”

박효재 기자 2022. 10.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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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그롬’ 빌미 “핵무기 이동 명분 삼을라” 우려도
‘평화’ 외침 속 교황 “우리에게 필요한 건 종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날’ 행사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맨 뒷줄 가운데) 앞에서 참석자들이 ‘평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교황은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을 언급하며 전 세계가 종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 | EPA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오는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을 시작한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에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레)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떤 전술 핵무기 사용도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그롬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통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매년 10월 말 그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올해 훈련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미국에 사전에 통보해야 하는 사항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 위협 발언을 해온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핵무기 이동의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더 대변인은 “나토는 현시점에서 군 전략 태세를 바꿀 어떤 필요성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방사성 물질을 담은 재래식 폭탄인 ‘더티봄’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현재까지 러시아가 핵무기나 ‘더티봄’을 배치하려는 결정이나 의도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면서 “계속해서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더티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러시아가 ‘더티봄’을 사용하면서 이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이른바 ‘거짓 깃발’(위장) 전술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기자들과 만나 “그것이 거짓 깃발 작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나는 아직 모른다”면서 “그러나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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